한국인 지도자의 대거 진출로 한류(韓流)열풍이 거센 일본 여자농구계.
고희를 넘긴 한국인 지도자가 소속팀을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국민은행 사령탑 시절 28연승의 화려한 기록을 세웠던 일본항공 임영보 감독(71). 임 감독이 이끄는 일본항공은 2일 끝난 3전 2선승제의 일본여자농구(WJBL) 4강 플레이오프에서 명문 샹송화장품에 2연승을 거두는 파란을 일으켰다.
샹송화장품은 한국인 정주현 전 코오롱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팀으로 재팬에너지와 일본 여자농구를 양분하고 있으며 10년 넘게 결승 단골 진출 팀. 하지만 정규리그에서 3위였던 일본항공은 2위 샹송화장품과의 1차전에서 16점차 대승을 거둔 데 이어 2차전에서도 12점차로 이겼다.
이로써 일본항공은 13일부터 역시 한국인 김평옥씨(68)가 기술고문으로 있는 저팬에너지와 5전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창단 30년 만에 처음으로 팀을 우승 문턱으로 견인한 임 감독은 98년 일본항공과 사상 최고인 연봉 2000만엔에 감독 계약을 했다. 탁월한 지도력으로 부임 당시 3부 리그였던 일본항공을 이듬해 2부로 끌어올리더니 2000년에는 1부로 승격시켰다. 임 감독은 “얼마 남지 않은 농구 인생에서 감회가 새롭다. 고국에 있는 후배들 볼 면목이 섰다. 개인기보다는 강한 체력을 앞세운 팀 플레이를 강조했던 게 주효했다”고 감격스러워 했다.임감독은 “비록 결승에 올랐지만 올해는 우승은 좀 힘들 것 같고 내년에 노려보겠다”고 말했다.그만큼 일본항공과 맞붙는 재팬에너지는 정규리그에서 20승1패의 성적으로 1위에 오른 최강. .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저팬에너지의 김 고문은 “골밑에서 우위가 있지만 일본항공이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체력이 강하기 때문에 경기는 해봐야 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