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인 야후저팬이 벤처기업 위주로 구성된 자스닥시장을 떠나 이르면 6월 도쿄증시 1부로 옮길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보도했다.
야후저팬은 한국계 일본인 사업가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마사요시) 사장의 소프트방크와 미국 야후가 지분의 83.9%를 보유한 회사. 소프트방크는 이날 보유 지분 50.4% 중 8.5%(4만주)를 이달 공개 매각해 지분을 41.9%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야후저팬 지분 매각추진은 정보기술(IT) 불황으로 고전해온 손 사장의 ‘승부수’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소프트방크는 지난해 9월 말 부채가 3073억엔에 이르는 등 자금난이 심해지면서 보유주식 매각을 속속 추진 중.
손 사장은 야후저팬을 거래가 손쉬운 도쿄증시에 상장함으로써 주식의 유동성을 높이는 동시에 도쿄증시 상장기준을 맞추기 위해 지분을 매각, 770억엔(약 77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도쿄증시는 대주주 상위 10개사의 지분을 8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나스닥저팬이 폐지된 데 이어 야후저팬마저 자스닥시장을 떠나게 되면 벤처기업 중심의 신흥 증시는 더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야후저팬의 주식 시가총액은 9600억엔(약 9조6000억원)으로 자스닥 시가총액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고속 인터넷시장에서는 야후저팬이 초고속통신망인 ADSL 가격 인하와 무료가입 캠페인 등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으나 일본 최대 통신업체인 NTT가 막강한 자금력을 무기로 반격에 나서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야후저팬은 현재 200만명 선에 머물고 있는 가입자 수를 더 늘리기 위해 주식 매각을 통한 자금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