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정부의 핵심 대미 외교 라인은 전통적 의미의 미국통만으론 채워지지 않았다.
나종일(羅鍾一)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은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주영 대사를 지낸 ‘영국통’으로, 엄밀히 말해 미국 전문가는 아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카운터파트인 그는 2000년 9월∼2001년 8월 임동원(林東源) 국가정보원장의 외교특보로 미국 외교 정보 분야의 고위관계자들과 상견례를 가진 바 있다.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장관은 미국 존스 홉킨스대 박사로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차관보 등 민주당측 인사와 가깝게 지냈다. 지난달 노 대통령의 고위대표단으로 방미했을 때는 스티브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마이클 그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국 부국장(한국 담당) 등과 양국간 북핵 문제 집중협의기구 설치에 합의했다.
반기문(潘基文) 대통령외교보좌관은 90년대 초반 외무부 미주국장, 주미 공사로 근무했고 김영삼(金泳三) 정부 때 대통령 의전수석과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지낸 미국통으로 미국 내 인맥이 가장 넓다. 찰스 카트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무총장, 잭 프리처드 한반도 평화회담 담당 특사와 특히 가깝다.
김재섭(金在燮) 외교통상부 차관은 유엔 대표부 참사관 및 유엔을 담당하는 국제기구국장을 지냈으나, 워싱턴에선 근무한 적이 없다.
민주당에선 정대철(鄭大哲) 대표와 유재건(柳在乾) 김경재(金景梓) 함승희(咸承熙) 의원 등이 미국통으로 꼽힌다. 유 의원은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와 친분이 두텁다. 검사 출신인 함 의원은 80년대 후반 미국 연방수사국(FBI)에서 연수하면서 사귄 FBI와 중앙정보국(CIA)의 간부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