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번도 조연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SBS 아침드라마 ‘당신곁으로’에서 4번째 부부역할을 맡은 송채환 손현주씨는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기억해주는 사람이 주연“이라고 말했다.사진제공 SBS
“보고 싶어도 보고 싶고∼, 찬옥씨.”
1996년 공전의 히트작 드라마 KBS ‘첫사랑’에서 푼수끼넘치는 서민적 커플로 인기를 끌었던 탤런트 손현주(38)-송채환(35).
이들은 당시 주인공이었던 최수종-이승연, 배용준-최지우처럼 화려한 미남미녀 커플은 아니었지만, 서로의 어깨에 편안하게 기대는 구수한 30대의 사랑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3일 시작한 SBS 아침연속극 ‘당신곁으로’(오전 8·30)에서 손현주 송채환은 TV드라마에서 네 번째로 부부역할로 만나 찰떡 호흡을 과시한다. 이 드라마에서 원준(손현주)는 자신을 버리고 다른 남자를 선택한 정아(송채환)가 불행에 빠지자 헌신적인 사랑으로 보살펴주는 남자로 등장한다.
‘한지붕 세가족’ ‘숙희’ ‘M’ 등을 쓴 이홍구 작가가 극본을 쓰고, ‘아빠 만들기’ 등 단막극을 주로 연출했던 홍창욱PD의 연속극 데뷔작이다.
“처음엔 ‘또 해?’하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 좋다’ 하게 돼요”(송채환)
“저희요? 8년 동안 4번 밖에 같은 작품을 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무척 많이 한 것처럼 보이죠. 아마 기억에 많이 남아서 일 거예요.”(손현주)
두사람은 드라마에서 워낙 ‘닭살 커플’로 나온데다 TV CF도 여러 편을 함께 찍었기 때문에 시청자 중에는 ‘진짜 부부’로 착각하는 사람도 많다. 장바구니를 든 아줌마나 아저씨, 할머니도 두 사람을 보면 가까이 다가와 꼭 부부처럼 대해준다는 것.
“97년 제 결혼식 때였지요. 정동 교회에서 열렸는데 목사님의 손을 잡고 입장하던 내 팔을 채환씨가 붙잡고 ‘오빠, 가지마’하고 장난을 치는 거예요. 목사님은 진짜인 줄 알고 당황하셨고, 친척들도 웅성웅성대다가 곧 웃음바다가 됐지요.” (손현주)
공교롭게도 손현주는 요즘 MBC ‘러브레터’에서 신부로, 송채환은 SBS ‘올인’에서 수녀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감초’ 연기의 대가인 두 사람은 요즘 방송계에서 높은 주가를 올리고 있다.
특히 송채환은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아내’ ‘올인’ ‘당신곁으로’ 등 드라마 4편에 출연하고 있고, 경인방송과 CBS라디오에서 MC로 활약하고 있고, 영화 ‘조용히 천천히’를 촬영하는 등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첫사랑’에서 현주 오빠와 함께 연기한 것에 대해 지금도 감사합니다. 두사람 다 지금까지 올 수 있게 만든 고마운 작품이거든요.” (송채환)
손현주는 송채환에 대해 아무리 힘든 밤샘 촬영장에서도 짜증을 내지 않고 주변의 피로를 풀어주는 발랄함과 웃음을 선사하는 ‘분위기 메이커’라고 추켜세운다. 손현주가 인터뷰 도중 담배 꽁초를 피우자 송채환이 “안돼, 오빠”하고 담배를 뺏는다. 송채환은 “껐다 피우는 담배가 얼마나 몸에 안좋은데…”하며 주변에서 새 담배를 구해준다. 남매처럼 서로를 아껴주는 다정한 정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송채환은 “오빠랑 중년까지 잘 늙어서 아버지, 어머니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최불암, 김혜자 선생님처럼 말이죠”라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