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봄을 달린다. 서울을 달린다.’
16일 열리는 2003동아서울국제마라톤을 앞두고 서울이 마라톤동호인들의 달리기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이들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곳은 한강둔치, 남산, 상암동 월드컵 공원 등 주위 경관이 수려하고 비교적 코스 정비가 잘 된 곳.
이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마라톤 코스는 한강둔치. 여의도 한강공원 야외음악당 앞에서 출발해 천호대교를 조금 넘는 곳까지 이어지는 환상적인 코스다. 편도가 하프, 왕복은 풀코스. 여의도에서 가양대교 부근까지도 하프코스가 있다.
한강둔치 코스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 또 5km마다 거리 표시판이 있고 바닥에도 500m마다 거리표시가 있어 달리고 싶은 거리만큼 달릴 수 있다. 새벽은 물론 저녁 늦게까지 마라톤 동호인들이 붐빈다.
온라인 마라톤동호회 ‘런너스클럽’의 박필전 회장은 “한강둔치 코스는 공간이 확 트인데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뛸 수 있어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린다”고 말했다.
남산코스는 동호인들중에서도 풀코스를 3시간 안팎에 달리는 속칭 ‘선수들’이 즐겨 찾는 곳. 국립중앙극장 부근 장충휴게소를 출발해 와룡묘 등을 지나 신약수터까지 이어지는 편도 3.5km 북코스와 장충휴게소에서 팔각정을 거쳐 남산시립도서관으로 이어지는 5.3km 남코스가 대표적. 남산 코스는 다소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절하게 섞여 있어 다리힘을 키우는 훈련에 가장 적합한 장소로 소문이 나있다. ‘선수들’은 주당 1회는 남산에서 뛰어야 직성이 풀린다고 말한다. 특히 남산 우거진 숲속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달리는 기분도 동호인들을 사로잡고 있는 요소다.
2002월드컵 개최와 함께 형성된 월드컵공원도 신흥 마라톤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으로 이어지는 약 10km의 평탄한 순환 코스는 밤낮으로 마라톤동호인들이 몰려드는 명소가 됐다. 초보자는 물론 중급마니아들까지 즐겨 찾는 곳이다.
이밖에도 올림픽공원이 오래전부터 마라톤메카로 이름을 떨치고 있고 최근엔 중랑천코스와 양재천코스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또 수도권에선 분당 탄천, 일산 호수공원코스가 유명한 마라톤 훈련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분당 탄천 코스와 일산 호수공원코스는 아기자기하고 친환경적인 코스로 달리는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