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장관과 차관의 서열 파괴형 인사로 촉발된 검찰 내부의 난기류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처음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많은 인사 대상 검찰 간부들도 심하게 동요하고 있다.》
강금실(康錦實) 법무부장관은 당초 이번주 안으로 인사안을 짠 뒤 다음주 초인 10일경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재가를 받는 대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41명(김각영·金珏泳 검찰총장 제외)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강 장관과 김 총장의 사전 협의가 꼭 필요하다. 특히 검찰 내부 사정을 자세히 알기 어려운 강 장관으로서는 김 총장과의 긴밀한 협의가 과거 어느 때보다 필수적인 절차인 셈이다.
그러나 강 장관과 김 총장은 검찰 간부 인사 구도에 대한 조율은커녕 아직 얘기조차 못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3일 밤 극비리에 시내 모처에서 만났지만 정상명(鄭相明) 법무부 기획관리실장(사법시험 17회)의 차관 내정 발표로 어수선해진 검찰의 내부 기류에 대해서만 얘기를 나누었을 뿐 정작 인사 구도에 대한 협의는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용퇴할 것으로 예상했던 김 총장의 사시(12회) 동기생 3명도 논란을 거듭하다 5일 밤에야 겨우 퇴진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들 중 1명은 “이렇게 떠밀리듯 불명예스럽게 나갈 수는 없다”며 버텼지만 5일 밤 회동에서 6일 오후 사표를 내기로 결국 의견을 조율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간부들은 파격 인사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사시 12회 선배들에게 ‘퇴진 불가’를 강력히 주문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검사장급인 사시 13회 간부 2명도 이번에 고검장급으로 승진하지 못할 경우 거취를 놓고 고민 중이다. 퇴진을 종용받고 있는 13회 간부 중 1명은 ‘명예퇴진’을 요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사시 15, 16회를 중심으로 한 간부들의 동요도 확산되고 있다. 동기생이 가장 많은 15회(9명)의 경우 예전 같으면 그중 한 명의 서울지검장 부임이 확실했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핵심요직인 서울지검장에 16회, 나아가 17회가 임용될 경우 15회 9명 중 상당수가 진퇴를 고민해야 할 판이다.
이와 관련해 4일 검찰 내부 전산망엔 ‘검사 정년 보장해야’라는 제목의 글이 실리는 등 파격 인사와 관련한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검찰 간부들이 동요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인사의 구도와 변화의 폭이 안개 속에 싸여 있으면서도 외부 요인에 의해 등 떠밀리는 듯한 분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 물론 강 장관은 이번에는 ‘안정’에 무게를 두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검찰 간부들은 이번 인사도 파격적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뒤숭숭한 기류 때문인지 이날 오후 법무부와 대검, 서울지검에서는 ‘사시 12회 및 13회 간부 4명이 사표를 던졌다’는 소문이 한때 나돌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나서서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법무부 검찰 검사장 명단사시회수이름직책12회金珏泳검찰총장12회韓富煥법무연수원장12회 李鍾燦서울고검장12회金昇圭부산고검장13회金鶴在대검 차장13회明魯昇법무부 차관13회宋光洙대구고검장13회金源治대검 형사부장13회鄭忠秀대검 강력부장13회金大雄법무연수원 연구위원14회李範觀광주고검장14회柳昌宗서울지검장14회鄭烘原부산지검장14회金永珍대구지검장14회張倫碩법무부 검찰국장14회金振煥대구고검 차장15회鄭鎭圭인천지검장15회金圭燮수원지검장15회黃善泰대전지검장15회趙圭政광주지검장15회蔡秀哲창원지검장15회朴淙烈법무부 법무실장15회 金鍾彬대검 중앙수사부장15회郭永哲대검 마약부장15회李廷洙대검 공안부장16회金成浩춘천지검장16회徐永濟청주지검장16회金在琪울산지검장16회林來玄전주지검장16회金相喜제주지검장16회尹鍾南법무부 보호국장16회朴泰淙대검 감찰부장
17회鄭相明법무부 기획관리실장 (차관 내정자)17회李棋培법무연수원 기획부장17회李鍾伯대검 기획조정부장17회任承寬서울고검 차장17회安大熙부산고검 차장18회洪錫肇사법연수원 부원장18회金熙玉대검 공판송무부장18회洪景植대전고검 차장18회高永宙광주고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