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6일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 회의를 열어 아들 병역기피 의혹과 함께 삼성의 편법 상속 증여 개입 시비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진대제(陳大濟) 정보통신부 장관의 진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5일 “진 장관 검증과정에서 아들의 이중국적 문제는 미리 파악하고 문제삼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으나 삼성의 편법 상속에 진 장관이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진 장관이 엔지니어 출신이라 편법 증여에 실제 개입했을 가능성은 많지 않지만 6일 회의 때 검증 과정에서 나타나지 않은 문제를 놓고 진 장관의 경질 여부에 대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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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이와 함께 진 장관이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의 아들 재용(在鎔)씨의 편법 증여에 간여한 사실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작업에 들어갔다.
진 장관은 97년 2월 28일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며 같은 해 3월 24일 삼성전자는 600억원 규모의 사모(私募) 전환사채를 발행, 이 중 450억원어치를 재용씨에게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각해 시민단체들로부터 ‘편법 증여에 개입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진 장관은 이에 대해 “회사 재무상의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재무담당 임원이 따로 있어 크게 간여하지 않았다”면서 “이사회에서 도장을 찍은 생각은 난다”고 청와대측에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진 장관은 국내에서 14년간 생활하면서 주민등록을 ‘국외이주(출국)’상태로 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진 장관의 아들(25)은 78년 미국에서 출생한 뒤 87년 가족과 함께 귀국했으며 만 18세가 되던 해인 96년 국내의 주민등록을 말소한 것으로 나타나 병역기피 의혹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아들은 군복무를 위한 신체검사 통보조차 받지 않았으며 신체검사가 진행되기 3개월 전 미국으로 출국한 뒤 미국에서 병역면제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본보 취재팀이 확인한 주민등록등본에 따르면 진 장관은 1986년 5월20일부터 2001년 6월15일까지 15년 동안 국외이주 상태, 즉 해외에 출국해 있다고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진 장관은 실제로는 87년 귀국한 뒤 삼성전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기까지 사실상 국내에서 생활해 왔기 때문에 서류상의 이 같은 ‘국외 이주’ 상태는 사실과 다른 것이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