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金斗官·사진) 행정자치부 장관이 1995년 6·27지방선거에서 경남 남해군수로 당선된 이후 8개월 동안 ‘남해신문’(주간)의 대표직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공무원의 ‘영리 기업에의 겸직’을 금지하고 있는 지방공무원법을 위반한 것이다.
본보 취재팀이 5일 남해신문의 법인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김 장관은 94년 1월 28일 남해신문㈜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며 군수에 당선된 이듬해인 96년 2월 25일 퇴임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지방공무원법 56조 1항은 ‘공무원은 공무(公務) 이외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 기관의 장(長)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군수 당선 이후 남해신문에 사표를 냈고 서류상으로 어떻게 처리가 됐는지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뭐가 문제가 되는지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고 나는 법률적인 것은 잘 모른다”고 해명했다.
행자부 자치운영국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장을 포함해 모든 공무원은 다른 직책을 겸할 수 없다”며 “실제로 활동을 했느냐, 안 했느냐는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 이름도 걸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군수 선거운동에 남해신문의 기자와 조직을 동원했으며 군수로 당선된 이후에도 남해신문을 사실상 ‘기관지’로 이용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김 장관이 군수로 취임한 뒤 당시 남해신문 편집국장 박모씨(40)는 군수 비서실장에 임명됐으며 선거운동 참모였던 한모씨(44)는 남해신문 취재기자로 들어가 편집국장을 거쳐 현재 남해신문 대표로 재직중이다. 또 김 장관의 선거사무장이었던 유모씨(37)와 면책임자 홍모(40) 이모씨(43)는 남해신문 이사로 취임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한씨는 외곽에서 선거운동을 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핵심 참모가 아니었다”며 “박씨를 비서실장에 임명한 것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박씨가 편집국장직에 있으면 오해를 받을 것 같아 데리고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장관은 당시 경쟁후보였던 민자당 강태선(姜泰善) 후보를 비방하는 기사를 남해신문에 싣고 이를 선거운동에 이용한 혐의(선거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2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고 검찰과 본인이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된 바 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