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전주원(오른쪽)이 삼성 김계령의 수비를 뚫고 상대진영을 돌파하고 있다.[연합]
‘농구 명가’ 삼성생명 비추미가 챔피언결정전에 먼저 올랐다.
삼성생명은 6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현대 하이페리온과의 4강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2차전에서 경기 후반 몰아치기에 힘입어 83-62로 크게 이겼다.
2연승을 달린 삼성생명은 지난해 여름리그에 이어 2연속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에 진출, 7일 열리는 우리은행-신세계전의 승자와 10일부터 대망의 우승컵을 다툰다.
삼성생명의 승리의 주역은 외국인 포워드 겐트(32·1m82). 지난달 말부터 허리디스크 증세를 보이며 훈련도 거의 할 수 없는 상태인 겐트는 경기 전 진통주사를 맞고 복대까지 하고 나왔으나 37분을 뛰며 양 팀 최다인 27점을 터뜨렸다. 삼성생명 정미라 코치는 “다른 선수 같으면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인데 강한 정신력으로 너무 열심히 했다”며 “경기가 끝나면 심한 통증으로 펑펑 울어 안쓰럽다”고 말했다. 2000년 이스라엘리그에서 소속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던 겐트는 “아파도 뛰어야 한다. 그게 바로 프로로서 나의 일”이라며 “우승을 위해 있는 남은 힘을 다 쓰겠다”고 투혼을 보였다.
이날 삼성생명은 지난해 여름리그에서 1승3패로 준우승의 아픔을 안겼던 현대에게 2쿼터 한때 9점차까지 뒤지며 고전했다. 전반이 끝난 뒤 삼성생명 박인규 감독은 라커룸에서 활발한 스위치 디펜스를 비롯한 강력한 수비를 주문했고 후반들어 이 전술이 먹혀들었다. 3쿼터에 현대를 단 5점에 묶으며 겐트와 김계령(22점)의 확률 높은 골밑 공격이 주효하면서 승기를 잡은 것. 특히 전반에 얻은 4개의 자유투를 모두 놓쳐 화가 난 나머지 광고판까지 걷어찬 겐트는 3쿼터에만 팀 득점의 절반인 13점을 집중시켰다. 3쿼터를 62-46으로 크게 앞선 삼성생명은 4쿼터 들어 이미선(15점), 변연하(16점)의 외곽 공격까지 살아나며 줄곧 15점차 이상 앞서 낙승을 엮어냈다.
반면 정규리그 막판 거센 돌풍을 일으켰던 현대는 기선을 제압했지만 점수를 더 벌릴 수 있는 기회를 번번이 놓친 데다 주전들의 체력저하에 따른 뒷심 부족에 허덕이며 무너졌다.
▽플레이오프 2차전 1Q2Q3Q4Q합계삼성생명(2승)1818262183현대(2패)251651662
청주=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