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비밀송금 특검법안을 놓고 민주당 내 신주류와 구주류간의 의견 대립이 점차 격화하고 있다.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은 6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주말에 청와대와 입장을 조율한 뒤 다음 주부터 한나라당과 특검법 수정을 놓고 협상에 들어갈 것이다”며 특검 수용을 전제로 한 재협상을 주장했다.
그는 “특검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현 특검법 중 수사 범위와 기간 등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당론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 전날인 14일까지 타결이 안 될 경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조건부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거부권을 무기로 야당에 대해 특검법 재협상을 압박하겠다는 뜻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구주류의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는 별도 성명에서 특검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 총무는 “현재의 특검법은 절차상 하자가 있어 원천 무효”라며 “최근 의원총회에서 특검 반대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특검 반대가 당론이라는 주장이었다.
이에 이 총장은 정대철(鄭大哲) 대표와 협의를 한 뒤 다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 당 대다수의 입장은 특검 반대지만 일부에서 제한적으로 특검을 하자는 의견이 나온 만큼 이를 통합시키기 위해 청와대와 협의를 하겠다는 것이다”고 한 걸음 물러섰다. 그러나 이 총장은 “당 입장이 결정되면 야당과 협의하겠다”며 특검법 재협상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석호(文錫鎬) 대변인은 배경설명에서 양측의 입장을 고루 대변하려다 “특검 거부권 행사가 당론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가 “거부권 행사가 사실상 당론이다”며 오락가락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