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의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공연중 선보이는 캉캉춤. 극 중간중간에 다양한 ‘막간극’ 형식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넣었다. 사진제공 에이넷코리아
“홍도∼오야, 울지 마아∼라, 오빠∼아가 이이이있다아∼.”
30년대의 인기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는 원 제목보다도 구슬픈 가락의 노래 ‘홍도야, 울지마라’로 더 유명해진 신파극. 여주인공 ‘홍도’의 슬픈 사랑과 인생을 다뤘다.
오빠의 학비를 대기 위해 할 수 없이 기생이 된 홍도. 홍도를 사랑하는 대감집 아들 광호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약혼녀인 신여성 혜숙 대신 홍도와 결혼한다. 그러나 홍도는 광호가 중국으로 유학간 동안 부정한 여자로 오해를 받아 쫓겨나고 억울한 홍도는 칼로 혜숙을 찌른다. 운명의 장난인지, 경찰이 된 오빠는 홍도를 체포하러 온다.
대중적인 연극에 있어 정상의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윤택씨는 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듬어 무대에 올렸다. 신파적인 내용이지만 이 안에는 근대 사회의 계급의식과 사회 구조가 녹아있다.
극 전후와 중간중간에 ‘막간극’이라는 형식을 도입해 코믹 마임, 마술, 차력, 아코디언 연주, 캉캉 춤, 타악연주 등 풍성한 볼거리를 집어 넣은 것이 가장 큰 특징. 가령 연극이 진행되다가 “이 가방 안에는 뭐가 들어있나 볼까요”하면서 마술극이 펼쳐지는 식이다.
이씨는 “수입 뮤지컬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우리만의 대중극 양식을 개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이끄는 연희단거리패 배우들이 출연하며 옛 악극단인 ‘백조가극단’의 가수 원희옥씨가 ‘막간 가수’로 출연해 ‘홍도야 울지마라’ ‘애수의 소야곡’ ‘화류춘몽’ 등 18곡의 옛 노래를 불러 장년층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23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화∼목 오후 7시반, 금, 토 오후 3시, 7시반. 일요일 오후 2시, 6시반. 2만∼5만원. 02-790-6295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