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시민 구보 씨의 하루/존 라이언 외 지음 그물코
21세기 교양의 색깔은 아마도 '녹색'일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커피, 신문, 신발 등 일상용품의 생산-소비 과정을 추적함으로써 한 평범한 시민인 구보 씨의 삶이 지구 전체의 환경과 어떠한 생태적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낱낱이 보여준다. 현재의 삶에 대한 성찰이자 미래의 삶에 대한 교과서.
장은수 황금가지 편집부장
◇전쟁과 사회 /김동춘 지음 돌베게
물에 대해 가장 모르는 것은 물고기라는 말이 있다.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살육된 한국전쟁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우리 사회의 일상적 폭력의 뿌리는 한국전쟁이다. 프로이트의 말대로 '방어기제'가 왜곡된 지각을 유발한다면 이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것은 매우 절실한 일이다.
박민영 우물이 있는 집 편집장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박흥용 글·그림 바다그림판
한국 만화가 이룬 큰 성과. 조선 중기의 사회적 모순을 배경으로 한 사실주의적 역사만화처럼 보이면서도, 실은 작가의 관념이 화면을 묘하게 비트는 표현주의 기법이 이 만화를 한 차원 높은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화두 삼아, '구름을 벗어난 달'의 자유를 추구하는 구도적 문답 또한 울림이 크다.
조현나 아침이슬 편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