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희망이란 두 글자는 여전히 선수들 가슴속에 깊이 남아 있었다.
10일 경기도 용인시 명지대 운동장에서 열린 제51회 대통령배축구대회 16강전. 서산시민구단은 실업강호 서울시청에 0-2로 졌지만 서산에서 달려온 응원단 30여 명의 뜨거운 격려를 받았다.
서산시민구단은 지난해 11월 진정한 ‘시민구단’을 목표로 만들어진 팀. 지난해 프로와 실업에서 방출된 선수와 대학을 졸업한 뒤 갈 곳이 없었던 선수들을 모아 팀구성 6개월만에 전국체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정우종합건설이 전신이다. 서산 시민들은 축구단 운영을 위해 ‘1인 1구좌(1만원) 운동’을 벌여 벌써 8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최종덕 감독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팀 운영이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어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주장 김재신은 “시민들이 찾아와 음료수와 저녁을 사며 격려한다. 작은 힘이지만 우리에게는 너무 큰 힘이 된다. 좀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야 하는데…”라며 패배를 아쉬워했다. 평일인 이날은 응원단이 30여명밖에 되지 않았지만 주말과 휴일경기 때는 서산에서 100∼200명의 가족 응원단이 올라와 팀과 하나가 된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서산 시민 고희조씨(39)는 “중고생들도 팀을 응원할 서포터스를 결성하고 있다. 서산시민구단이 서산시의 건전한 시민문화에 형성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서산시민구단은 올해도 ‘갈 곳 없는’ 대학졸업생과 연습생 등을 영입, 선수 수가 30명이나 된다. 지금은 무명선수들이지만 프로팀으로 가겠다는 꿈은 당차다. 올해 조선대를 졸업하고 입단한 송승환은 “시민들의 호응에 공차는 재미가 난다. 앞으로 실력을 키워 프로팀에 가고또 국가대표가 돼 시민들의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꿈★은 이루어진다.’
용인=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