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우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일련의 대(對)언론 테러는 끝내 배후가 밝혀지지 않은 채 미궁에 빠지게 됐다. 1980년대 ‘일본판 언론 탄압’으로 불렸던 아사히신문 상대의 테러범행 가운데 마지막 사건의 공소시효가 11일 오전 0시로 만료된 것.
1988년 3월12일 아사히신문 시즈오카(靜岡)지국 주차장에서 시한폭탄이 불발된 채 발견됐다. 곧바로 적보대(赤報隊)라는 단체가 “반일 분자를 처벌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경찰은 성명의 내용으로 미뤄 아사히신문의 진보적 논조에 불만을 품은 극우파의 소행으로 보고 범인 색출에 나섰지만 수사는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일본 언론계는 거의 모든 신문과 방송이 특별취재반을 편성해 범인들의 행적을 추적하고 경찰에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아사히의 경쟁지인 요미우리와 마이니치도 예외가 아니었다.
마이니치신문의 마키 다로(牧太郞) 편집위원은 “이 사건은 조직의 논리에 매몰된 광기가 얼마나 위험한가를 보여준다”며 “법적인 공소시효는 끝났지만 취재시효까지 만료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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