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대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송광수(宋光洙·53) 대구고검장은 정치색이 별로 없는 검사로 통한다. 또 하나는 별다른 흠이 없는 인물이라는 것. 청와대는 이번 인선과정에서 이런 점을 크게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처음 거쳐야 하는 국회청문회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송 고검장은 수사 못지않게 행정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현재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검찰청사는 그가 건설본부장으로 일하면서 완성한 것이다. 기획 능력도 뛰어나 법무부 검찰 4, 2, 1과장을 내리 역임했다.
업무처리가 꼼꼼해 ‘깐깐하다’는 평가도 있다. 말투는 투박하지만 유머 감각이 뛰어나 사석에서 좌중을 이끌기도 한다.
한국기원에서 아마 6단의 바둑실력을 공인받을 만큼 바둑의 고수. 검찰 내에서는 물론이고 법조계 전체에서도 적수가 없을 정도다. ‘돌부처’로 불리는 이창호 9단을 가장 좋아하며, 이 9단처럼 평범해 보이지만 무게 있는 정수(正手)로 문제를 풀어간다는 평.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직언을 서슴지 않는 소신파로 수사와 사건 처리에 있어서 ‘공정성’을 복무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올 초 4000억원 대북(對北) 지원 의혹과 관련, 노무현(盧武鉉) 당시 대통령당선자가 “처리방식을 국회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하며 사실상 검찰 수사 유보에 방향타를 제시했지만 송 고검장은 당시 검찰의 수사 유보를 비판했다.
1993년 서울지검 형사 3부장 시절엔 교육계에 파문을 일으킨 경원대, 상지대 입시부정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입시부정을 뿌리뽑는 데 기여했다는 평.
경남 마산 출신으로 서울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검사로 임관해 서울지검 2차장, 법무부 법무실장, 대구지검장, 부산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을 거쳤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