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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사람]'패션TV' 성공분양 디밴즈 장평열회장

입력 | 2003-03-11 17:31:00


“동대문을 아시아의 패션특구로 키워야 합니다.”

두산타워, 밀리오레, 거평 프레야 등 대규모 패션몰이 동대문에 밀집하면서 동대문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지적이 많다.

이런 와중에 한 개발업자가 동대문 한복판에 2200개의 상가가 들어서는 대형 패션몰 ‘패션TV’를 성공적으로 분양,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장평열(張平烈·56·사진) 디밴즈 대표이사 회장이다.

장 회장은 “발상의 전환만이 동대문을 다시 중흥시킬 수 있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쥔다.

“동대문 상가들이 도토리 키재기 식으로 경쟁하면 ‘제 살 깎아먹기’ 식 싸움이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대상고객이 다른 여러 가지 형태의 패션몰을 동대문에 집중시키면 ‘집적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남대문 의류상가에서 10여년 이상 의류업을 해온 체험에서 우러나온 장 회장의 주장은 최근 학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클러스터 이론’과 닮았다.

패션TV(지상 11층, 지하 6층)는 기존의 패션몰과 대상 고객이 다르다. 백화점에 가면 가격이 너무 높아 지갑을 열기가 망설여지고 기존 패션몰에서는 제품의 질이 너무 낮아 옷을 사기를 꺼리는 중산층과 패션에 민감한 젊은층을 주고객으로 정한 것.

그는 이를 살리기 위해 패션TV 안에 각종 패션쇼와 연극, 공연을 할 수 있는 패션극장과 동대문 지역 단일 상가로는 최대 규모인 초대형 만남의 광장(450평) 등을 설치했다. 쇼핑객을 위한 공간도 대폭 늘릴 예정.

야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장 회장은 지역 상인들과 정부의 협조를 얻어 동대문에 국내 최고의 4년제 패션대학을 설립할 계획이다. 동대문이 아시아의 패션클러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실리콘밸리에 인재를 공급하는 스탠퍼드대나 버클리대처럼 싱크탱크가 필요하다는 것.

또 청계천 복원작업이 완료되면 청계천의 쾌적한 환경과 동대문의 활력이 결합돼 동대문이 관광특구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금 무모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져봤다. 그는 “동대문의 상인들이 자기 상가의 이익만을 추구하다가는 서로 죽이는 결과를 가져오겠지만 서로 힘을 합쳐 동대문을 패션 중심지로 키우면 상생(相生)의 결과를 가져올 겁니다”라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장 회장은 또 “개발업자로서 단기간의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훗날 ‘동대문을 혁신시킨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