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하노버에서 개막된 세빗2003 전시회장에서 LG전자 부스를 찾는 관람객들이 60인치 크기의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 LG전자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 전시회인 ‘세빗(CeBit) 2003’이 독일 하노버에서 12일(현지시간) 개막된다.
이번 전시회는 전 세계적으로 불황의 그늘이 계속되고 있고 또 세빗과 함께 첨단기술 전시회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미국 컴덱스쇼가 최근 퇴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올해 32회째를 맞은 이번 전시회에는 전 세계 65개국에서 6500여개의 IT 관련 업체가 참가한다. 경기 침체를 반영하듯 2년 전 8000개 이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다소 줄었다.
하지만 올해에도 무선인터넷과 정보가전 등 분야의 첨단제품들이 대거 출품돼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하는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디지털 컨버전스의 대중화를 예고할 것으로 보인다. 참가업체들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카메라폰과 무선랜 등 다양한 신기술이 새로운 수요를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LG전자, 삼성전자, IBM, 선마이크로시스템스, 휴렛팩커드 등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모두 참가해 기술력을 뽐낸다. 무선인터넷과 디지털 가전, 차세대 휴대전화 등 이미 상용화됐거나 가까운 미래에 우리의 곁에 다가올 갖가지 기술들을 선보인다. 삼성전자 윤종용(尹鍾龍) 부회장은 11일 개막에 앞서 열린 ‘ICT월드포럼’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디지털 컨버전스의 가속화로 IT산업의 미래가 밝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전시회장에 홈네트워킹을 시연하는 무대를 설치해 미래의 삶을 보여줘 관람객들의 시선을 잡는다는 계획. 삼성전자는 카메라폰과 캠코더폰 등 각종 첨단 모바일 기기로 기술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중소 IT업체 51개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규모 한국관을 공동으로 마련했다. 국내 중소업체들은 MP3플레이어, 디지털영상녹화시스템(DVR) 등 첨단 디지털 기기와 부품 등 100여개 품목 400여개의 모델을 선보여 유럽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매년 세빗이 열리는 하노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도시 전체가 파괴된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는 미국의 이라크 공습이 임박한 시점에 열린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노버(독일)=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