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백댄서팀이 안무연습실에서 춤을 연습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백댄서 지망생 중 막상 백댄서로 성공하는 사람의 비율은 아주 작다. 백댄서 성공여부는 ‘얼마나 재주나 역량이 있는가’보다는 ‘얼마나 참을성이 있는가’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2000여명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백댄서는 10대 후반∼20대 초반이 대부분. 20대 중반만 넘어서면 어느덧 ‘중년’으로 취급된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편도 아니고 직업 안정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춤추는 일이 좋기 때문에 몸을 던진다고 결심해야 한다. 오디션에 통과한 신참들은 하루 8시간 이상 고된 훈련을 최소 1년 이상 해야 방송출연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전신 타박상을 입어 파스를 ‘달고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 입문자 중 절반 이상은 2, 3개월 내에 포기한다.
백댄서가 되기 위한 자격요건은 특별히 없다. 춤을 배우는 경로는 △사설 학원의 백댄서 과정을 다니거나 △아이기스아카데미(02-3443-0497) 등 댄스가수 출신들이 운영하는 이름난 아카데미에서 전문반 코스(보통 1년·수강료 300만원 내외)를 거치는 경우 △대학 내 대중 댄스 관련 학부(생활무용학과 사회체육학과 등)를 수료하거나 △백댄싱 그룹을 개인적으로 찾아가 일대일로 배우는 등의 방법이 있을 뿐이다. 최근엔 관련 비디오나 인터넷 사이트를 보고 독학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데뷔를 위해서는 방송사의 공개 모집 등을 통해 전속 무용단에 입단하는 방법과 꾼, 팀매니아, 프렌즈 등의 유명 댄싱팀에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무대 위의 백댄서는 화려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가수의 스케줄에 따라 움직여야 하고 하루 2∼3시간은 연습해야 한다. 보수는 소속사에서 월급 형식으로 받거나, 방송사로부터 출연료를 받는다. 경력 4년 이상의 중견급 백댄서의 경우 1회 방송 출연의 수입은 5만∼8만원 정도. 1회 콘서트 출연의 보수는 10만원가량이며, 경력 7년 이상에 실력을 인정받는 경우는 최대 60만원까지 받는다.
20대 후반이 넘은 ‘원로’ 백댄서들은 각기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하는데 △댄스가수로 데뷔하거나(비, 구준엽, 강원래 등이 대표적 사례) △댄싱팀을 독자 운영하거나 △춤에 관한 책을 내거나 △케이블 및 인터넷 TV에서 댄스자키로 활동하거나 △댄스학원을 차리기도 한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