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WKBL) 챔피언결정전에서 부정수비가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우리은행 박명수 감독은 1차전에서 대패한 뒤 “삼성생명의 수비패턴은 전형적인 지역방어다, 심판이 부정수비에 대한 휘슬에 너무 인색했다”라고 불평했다.
2차전에선 문제가 더욱 불거졌다. 삼성생명 박인규 감독은 경기 직전 ‘새로 개발한 수비전술을 못쓰게 하는 것은 세계적 흐름을 모르는 무지의 소산’이라는 유인물을 돌렸다. 부정수비란 무엇인가. 농구에서 기본적인 수비방식은 대인방어(맨투맨 디펜스)와 지역방어(존 디펜스). 미국프로농구(NBA)는 70년대 말부터 지역방어를 금지했다. 득점력을 떨어뜨려 경기의 흥미를 반감시킨다는 것이 이유.
하지만 너무 수비가 단순하다는 지적이 일자 NBA는 81∼82시즌부터 지역방어의 전면 금지가 아닌 부정수비 규정을 만들었다. 골간은 대인방어지만 부분적으로 지역방어적 요소를 가미한 것으로 현재 WKBL 규정도 여기에 따르고 있다.
부정수비의 대표적 경우는 △공이 페인트존 밖에 있을 때 수비선수가 페인트존에 3초 이상 머물러 있거나 △더블팀 수비로 전환하는 데 3초를 넘기거나 △공이 없는 쪽(위크 사이드) 수비수가 공 있는 쪽(스트롱 사이드) 으로 넘어가 3초 이상 머무는 경우 등이다. 한마디로 3초 한도 안에서 지역방어를 허용하고 이를 위반하는 게 부정수비다.
우리은행 박 감독은 “삼성생명 선수들이 3초를 지키지 않고 수비위치를 잡는 것은 부정수비”라고 주장한다.
반면 삼성생명 정미라 코치는 “여자선수들은 스피드가 떨어져 3초룰에 걸릴 확률이 높다. 하지만 시도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농구 발전을 저해하는 처사”라고 반박했다.WKBL 조승연 전무는 “얼마든지 수비패턴을 응용할 수 있지만 정해놓은 규정에 부합하면 부정수비”라고 잘라 말했다.
전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