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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마라톤]지하철로 마라톤 따라잡기

입력 | 2003-03-14 18:10:00



“지하철로 따라가 응원하세요.”

세계의 유명 마라톤 코스는 대부분 42.195㎞ 전 구간에 걸쳐 교통이 완전 통제된다. 대신 코스는 대부분 지하철역이 있는 곳을 지난다.

시민들은 지하철을 타고 옮겨 다니며 마라톤에 출전한 가족이나 친지를 응원한다. 런던 파리 뉴욕마라톤 등이 모두 그렇다. 한마디로 마라톤대회가 있는 날은 ‘시민 축제의 날’이다.

광화문 서울역 명동 을지로 종로 등 서울 도심을 지나는 유일한 대회인 2003동아서울국제마라톤코스도 29개의 지하철역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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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이 있는 세종문화회관 앞 출발선에서 16일 오전 8시 스타트라인을 출발하는 아빠(4시간대 기록 기준)에게 “파이팅”을 외치고 20분 후 지하철 2호선 을지로4가역에서 달려오는 아빠에게 “힘내세요”라고 응원할 수 있다. 1시간20분 뒤인 9시40분에는 지하철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에서 다시 땀에 젖어 달려오는 아빠를 만날 수 있다.

그뿐이 아니다. 주요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작전지시를 할 수도 있다. 주요 길목은 보통 몸이 무거워지는 25㎞지점에서 35㎞지점 사이에 있는 역을 택하는 게 좋다. 강동구청역(25.5㎞) 천호역(26.4㎞) 강동역(27.3㎞) 둔촌동역(28.5㎞) 올림픽공원역(29.8㎞) 석촌역(32.7㎞) 송파역(33.4㎞)이 바로 그곳이다. 3시간대를 뛰는 마스터스라면 10시6분쯤 마의 30㎞부근인 올림픽공원역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지금 페이스로 가면 늦으니 조금 스피드를 높이라든가 아니면 너무 빠르니 좀 늦추라”고 말할 수 있다. 달리는 자세 등을 코칭해 주는 것도 한 방법.

힘들 땐 식수를 제공할 수 있고 사탕이나 초코파이 바나나 등을 건네주며 격려를 할 수도 있다.보통 엘리트선수인 경우 타인의 도움은 실격 사유가 되지만 즐기며 달리는 마스터스들에겐 큰 문제가 될 수 없다.

아직 풀코스를 뛸 수 없거나 기준기록(4시간30분)에 못 미쳐 동아마라톤에 참가하지 못한 마스터스들은 ‘지하철 따라잡기’로 선배회원이나 동료들을 응원하면서 함께 즐기면 좋다.

일부 마스터스 참가자 중엔 지하철을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마라톤코스로 달리지 않고 지하철을 이용해 결승선 부근에 미리 가 있다가 나중에 슬며시 주로에 합류하는 것. 이는 자신을 속이고 마라톤정신을 모독하는 것이다. 마라톤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달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달리는 것이다.

김화성기자 mar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