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경부고속철도 부산 금정산과 경남 양산 천성산 구간 공사의 전면 중단과 재검토를 지시했으나 부산 경남지역 불교계 및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은 14일 오후 전국의 사찰 신도 5000여명과 부산지역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천성산 금정산 고속철도 노선반대를 위한 ‘불교도 정진대회’를 개최했다.
전국비구니회와 범어사, 통도사, 조계종 중앙신도회, 불교환경연대, 중앙승가대학 공동 주관으로 열린 이날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노무현 정부에 대해 ‘천성산 금정산 고속철도 관통 백지화’ 공약의 이행을 촉구하는 등 5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38일간의 단식을 마친 지율스님의 생명정신을 이어 받아 14일부터 서울 조계사에서 세영스님(여주 신륵사 주지)을 시작으로 49일간 릴레이 단식을 벌이기로 했다.
이들은 또 환경단체와 연대해 청와대와 건설교통부, 환경부,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및 환경노동위원회에 천성산 금정산 고속철도 통과노선의 전면백지화와 대구∼부산 간 친환경적 노선 선정을 요구하기 위한 100만명 서명운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행사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시청∼양정로터리∼부전동∼서면로터리∼영광도서 앞까지 5㎞정도 가두행진을 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부산지역 8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금정산 천성산 고속철도 관통반대 시민종교대책위’는 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건교부는 대통령 공약 이행을 위한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고 대안노선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경남 마산 창원환경운동연합과 종교계, 교육계, 예술계, 시민단체 대표들도 이날 고속철도의 천성산 관통 백지화와 대안노선 검토를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날 ‘천성산 고속철도 관통 백지화와 대안노선 검토 촉구를 위한 100인 선언’을 통해 “낙동정맥에 있는 천성산은 크고 작은 22개의 늪과 10여개의 보호구역, 수많은 문화유산과 역사유적지가 분포돼 있어 반드시 보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경제성 환경성 안전성과 부산∼대구 직선화, 경주 지선화, 기존 국철의 복선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안 노선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정부와 고속철도관리공단에 요구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