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은 14일 담화를 통해 한나라당이 지난해 9월과 12월 두 차례 등 세 차례에 걸쳐 파견한 대북밀사를 평양과 중국 베이징(北京) 등에서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아태평화위 대변인은 이날 “한나라당은 ‘대북밀사파견’ 자체를 부정하면서 우리를 터무니없이 걸고드는 망동까지 부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9월과 12월 한나라당에서 보내온 밀사는 평양과 베이징에서 이회창 후보의 당선은 확정적이라고 했다”며 “‘이회창 정부’는 현 정부보다 더 많은 자금은 물론이고 항목과 규모에 제한없이 ‘통 큰 대북지원’을 할 계획이므로 북에서 이 후보를 밀어 달라고 애써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은 지난해 12월 중순 또 다른 밀사를 통해 우리측에 보내온 ‘비밀메시지’에서 ‘노무현은 너무 급진적이고 국정과 국제관계 경험이 부족하므로 이회창 후보께서 나라를 다스리고 국민의 심부름을 하는 것이 나라와 민족을 위한 정도이므로 이회창 정부 탄생을 북에서 도와 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대변인은 “우리가 실상의 일단을 상기시켜 준 만큼 이제는 밀사의 이름을 스스로가 밝히는 것이 그들 자신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면서 “만일 당의 명의로 밝히는 것이 어렵다면 ‘대선후보’ 개인의 명의로라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아태평화위는 10일에는 시기와 장소를 밝히지 않은 채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밀사를 보내 이회창 후보가 당선하면 대규모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었다.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