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그녀에게서 내 남자의 향기를 느꼈다”라는 광고 카피가 있다.
여성의 후각이 발달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이 카피를 만든 카피라이터가 혹시 다음 연구결과를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2002년 ‘네이처 신경과학’지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냄새를 더 잘 맡는다는 것.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모넬 화학 감각센터가 실시한 이 연구 결과 여성은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때문에 남성보다 후각이 더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을 통해 남성과 여성에게 똑같이 체리 아몬드 향이 나는 물질과 레몬 오렌지 향이 나는 물질을 접하게 했다. 처음에는 둘 다 향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으나 반복적으로 향기에 노출을 시켰을 경우에는 여성의 반응은 지속적으로 나타난 반면 남성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또 아직 여성호르몬이 활성화하지 않은 사춘기 전의 여자와 갱년기 여성들을 상대로 같은 실험을 실시한 결과 남성과 마찬가지로 둘 다 반복적인 향기에 더 이상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후각 발달의 요인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 때문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에스트로겐이 어떤 방식으로 후각 발달에 영향을 주는지에 관해서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전문의들은 2가지 정도를 추정하고 있다. 하나는 에스트로겐이 콧속의 후각 세포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후각을 담당하는 대뇌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성의 후각에 대해 더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냄새를 더 잘 맡는다는 사실은 틀림없어 보인다. 이러한 사실은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담당자나 사랑 고백을 앞둔 남성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자료=하버드 여성 건강 워치, 제공=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