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녀의 질주 중국의 장수징이 동아서울국제마라톤대회 여자부 역대 최고기록인 2시간23분18초에 1위로 테이프를 끊고 있다.특별취재반
“국제대회 첫 우승이라 너무 기쁩니다.”
여자 우승자인 중국의 장수징(25)은 비에 젖은 몸 때문에 추워 사시나무 떨 듯 하면서도 연신 웃으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레이스를 주도한 그는 30㎞지점까지 에티오피아의 메세레트 코투와 나란히 달렸지만 이후 선두로 치고 나가며 독주했다.
그는 레이스 내내 배번 2번의 남자선수인 아베베 메코넨(에티오피아)의 뒤에 바짝 붙어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작전으로 눈길을 끌었다. 아베베는 때로 장수징에게 물수건도 건네주며 도움을 주는 모습. 이에 대해 장수징은 “마라톤을 하다보면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그룹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공교롭게 그 선수(아베베)와 계속 같이 뛰게 됐다”고 설명했다.
1m64, 55㎏의 장수징은 마라톤 경력 7년으로 나이에 비해선 비교적 경험이 풍부한 선수. 그동안 크게 빛을 보지 못했지만 2000년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27분14초로 3위를 차지한 뒤 2시간24분42초(2001베이징 마라톤)→2시간23분17초(2002베이징마라톤)로 매년 자신의 기록을 단축하며 상승세를 달려왔다.
장수징이 이날 세운 2시간23분18초는 지난해 웨이야난(중국)의 2시간25초06을 깬 동아서울국제마라톤대회 여자부 역대 최고기록. 자신의 개인최고기록(2시간23분17초)에 1초 못미쳤지만 장수징은 “1,2초 차는 중요하지 않다. 비가 와서 자꾸 시야를 가리고 너무 추웠는데 예상 외의 좋은 기록으로 우승해서 기쁘다”며 “내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특별취재반=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