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자 2001년 9·11테러 당시 뉴욕과 함께 테러 목표가 됐던 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테러대책 담당 조직과 전문가들이 초긴장하고 있다.
워싱턴에는 각종 정부기관과 조직이 모여 있고 미국을 상징하는 기념물들이 즐비한 만큼 보복테러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내 상공에는 공원경찰 소속 헬기들이 저공 비행하면서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서와 병원 및 정부기관들도 안전조치를 강화하고 의약품과 방재장비를 비축해 두었다.
또 도로의 맨홀과 지하터널은 봉쇄됐으며 강변과 도로, 지하철역 등 곳곳에 최신식 화학 및 방사성물질 탐지기가 설치됐다. 워싱턴 교통당국은 주요 지역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원격조종 디지털카메라 100대를 구입했다. 경찰관과 의회 직원들은 이미 모두 방독면을 준비했으며 요즘에는 관광객들까지 방독면 구입 행렬에 가담하고 있다.
의사당에서는 1월 28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를 앞두고 신경가스가 살포될 경우에 대비해 경찰관과 비상요원 700명이 심야 비상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상원도 비상시 대국민 TV 방송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시내의 별도 장소에서 모의 회의를 열었다.
당국은 또 일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테러 발생에 대비한 대피통로 및 대처요령 등의 교육을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16일 테러 대비요령 및 사후조치 등을 담은 10쪽 분량의 특집을 제작 배포해 긴장감을 더했다. 특집에는 방독면의 종류와 효과, 천연두 예방주사 접종, 학교에 간 자녀에 대한 조치 요령, 피난 루트, 직장에서의 안전조치 등 테러 발생 전후의 행동요령 등이 상세히 소개됐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