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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부총리 “北爆발언 했지만…”

입력 | 2003-03-17 19:01:00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미국 행정부, 북한 영변 기습폭격 노무현 정권에 타진’ 기사의 익명 취재원은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었던 것으로 17일 밝혀졌다.

김 부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오마이뉴스의 기사는 사실과 달라 정정보도를 요청했다”고 밝혔으나 청와대측은 “13일 보도된 이후 나흘이 지나도록 사후보고가 제대로 안된 것은 문제”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김 부총리, “의사타진 아닌 단순 정보”〓김 부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던 지난달 22일경 방한 중이던 조지프 윈더 한국경제연구소(KEI) 소장으로부터 미국 내에 ‘영변 핵시설에 대한 국지적 폭격(Surgical Strike)을 협상카드(Stick)의 하나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말을 전해듣고 이를 얘기한 것이다”고 말했다.

윈더 소장이 일하는 KEI는 한국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1982년 워싱턴에 설립한 기관으로 김 부총리는 “미국 정부가 윈더 소장을 통해 권한 있는 당국자도 아닌 나에게 의사 타진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오마이뉴스측의 ‘취재 경위’와 관련, “이달 6일 오마이뉴스 사장과 편집국장, 기자 2명, 청와대 비서관 1명 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이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화제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오마이뉴스, “분명한 의사 타진”〓오마이뉴스는 김 부총리의 기자회견 직후 ‘미국의 영변 폭격 여론을 전한 사람은 (국무부 고위관리가 아닌) 전 국무부 관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오마이뉴스 기자 4명은 당시 ‘영변만 폭격하고 빠지면 어떻겠느냐’는 타진을 받은 것으로 분명히 들었다”고 주장했다.

▼윈더 소장 “美 조야 의견 말한것”▼

▽조지프 윈더 소장 해명=이에 대해 윈더 소장은 17일 “지난달 15일부터 22일까지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김 부총리를 만나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국지적 공격 가능성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윈더 소장은 국지적 공격 가능성 발언의 근거는 미국 언론의 보도와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상원 외교위원회 증언 등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발언이 특별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며 북한 핵문제에 관한 워싱턴 조야의 다양한 의견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盧, 김부총리 공개경고 할듯▼

▽청와대 반응〓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해성(李海成) 홍보수석으로부터 ‘오마이뉴스 보도의 발원지가 김 부총리’라는 보고를 받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후관계를 살펴보면 김 부총리가 억울한 측면도 있지만 노 대통령이 직접 공개적으로 경고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