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가 ‘3려(麗) 통합’(1998년 주민투표를 거쳐 여수시와 여천시 여천군 등 3개 행정구역을 ‘여수시’로 통합)으로 청사공간이 대거 남아도는데도 불구하고 별도의 ‘통합청사’ 신축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수시는 17일 “현 제1청사(학동) 인접부지에 연 건평 5500여평(지상 7층 지하1층) 규모의 ‘통합청사’를 짓기 위해 소요 예산의 절반 가량인 150억원을 특별교부세로 지원해 주도록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시는 이 사업비를 올해 국비지원사업비에 포함시켜 주도록 전남도를 통해 행정자치부에 요청했으나 “지원사례가 없다”는 회신에 따라 특별교부세 요청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계획은 ‘3려 통합’으로 여서동 제2청사(구 여수시청), 돌산읍 제3청사(구 여천군청) 등의 청사공간이 상당부분 비어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추진되는 것이어서 타당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제1청사(연건평 3168평)에는 자치행정국, 도시계획국 등 핵심부서가, 제2청사(4685평)에는 시의회와 환경복지국, 상하수도사업소 등이 각각 입주해 있고, 제3청사(3100평)는 5년째 거의 폐쇄된 상태로 남아 있다.
더욱이 제1청사 바로 옆에 430억원의 예산을 들여 신축을 추진중인 여수문예회관이 42% 공정에서 공사가 중단돼 이를 방치한 상태에서 신청사 신축을 추진하는 것은 무리라는 여론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여수시가 신축명분으로 통합지역 주민에 대한 정서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으나 오히려 일부 정치인의 치적주의와 행정편의를 위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며 “시민여론을 모아 기존 청사 이용계획을 다시 짜는 것이 더욱 급한 일”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통합청사는 ‘3려 통합’이 이뤄지면서 행정부서가 3곳으로 나뉘어 시민불편이 크고, 2010년 여수박람회 유치 실패에 따른 주민위로 차원에서 신축을 계획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