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상승은 언제나 뜻하지 않았던 계기가 갑자기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이라크전쟁이 임박하고 투자신탁 환매 사태가 진정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고객예탁금으로 흘러들어 10개월 만에 10조원을 넘어서 투자심리가 안정되면 주가를 끌어올리는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날 주가상승이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었고 외국인이 주가상승을 틈타 대형 우량주를 내다 팔고 있어 추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2.07포인트(4.28%)나 오른 537.31로 마감됐다. 코스닥종합지수도 1.86포인트(5.37%)나 폭등한 36.50에 마감됐다. 전날 하락 폭(거래소 22.41포인트, 코스닥 2.37포인트)을 하루 만에 상당부분 회복했다.
미국이 20일을 전후해 이라크를 공격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동안 증시를 짓눌렀던 이라크 사태가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전 세계 증시가 함께 오른 것이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LG카드 LG투자증권 대한항공이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고 SK도 장중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뒤 12.90%나 상승했다. SK글로벌의 분식회계와 카드채권 부실화 등으로 짓눌렸던 관련 주식들이 급등세로 돌아선 것. 증권(10.96%) 은행(6.13%) 보험(7.50%) 업종도 급등했다.
괴질이 전 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항생제를 생산하는 일성신약(10.61%) 신풍제약(9.72%) 국제약품(4.76%) 등이 급등했다. 하지만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을 1598계약(777억원), 거래소에서 48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특히 LG카드 현대자동차 국민은행 등 업종 대표주들을 주가가 상승한 틈에 팔아 추가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고객예탁금(17일 기준)은 전날보다 3487억원 늘어난 10조3740억원으로 집계돼 2002년 5월30일(10조6016억원)이후 가장 많았다. 투신사 환매가 본격화된 11일 이후 5일 동안 2조3375억원 증가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