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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토론마당]법인세 인하 논란

입력 | 2003-03-18 20:23:00


▼세금 무서워 한국 떠나는 기업들 붙잡아야 ▼

법인세 인하는 ‘국가 수입의 감소’를 의미한다. 그러나 세금을 낮추고 각종 규제를 완화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면 자본의 투자가 늘어나고 경제가 활성화되어 세수(稅收)의 증대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 기업의 접대성 경비를 줄이는 등 기업회계의 투명성을 높인다면 법인세 인하에 따른 세수의 감소를 보충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 반도체 메이커인 ‘인피니온’사의 올리히 슈마허 회장은 세금이 무서워 본사를 독일에서 세금이 낮은 스위스로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기업도 최근 세금 규제 및 높은 인건비 때문에 중국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본이 세금을 두려워해 우리나라를 떠난다면 법인세를 조금 낮추는 것보다 더 큰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다만 법인세 인하율은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

윤석준 경기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

▼기업투자-외자유치 살아나 稅收도 늘것 ▼

법인세율 인하는 다국적 기업의 진출로 각국의 조세경쟁이 치열해지는 추세에서 결코 늦출 수 없는 중요한 국가적 과제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정 법인세율은 27%로 경쟁국인 홍콩(16%)과 싱가포르(22%)와 비교할 때 국내 기업들은 원천적으로 높은 세율의 핸디캡을 안고 경쟁하는 셈이다.

물론 세율 인하가 바로 경기부양으로 이어지느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기업의 투자의욕을 적극 북돋우면서 장기적으로는 외국자본 유치로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 미국이 경기회복을 위해 가장 먼저 동원한 것도 법인세 인하였고,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신흥공업국들도 적극적으로 법인세를 인하해 왔다. 법인세 인하는 감면 대상을 줄이고 탈루를 근본적으로 막는 등 ‘넓은 세원, 낮은 세율’ 원칙에만 충실하면 그 충격과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경기를 활성화시켜 결과적으로 세수 증대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심영보 서울 송파구 풍납2동

▼경기부양 효과 의문 조세형평에도 어긋나 ▼

이라크전 발발 우려감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하고 유가 폭등, 환율 상승, 금융시장 불안 등이 만연한 현실이다. 여기에 대북 위기감 고조로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법인세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만약 법인세를 인하한다면 그 혜택은 일부 대기업에 한정될 것이라고 본다. 불안정한 경제상황으로 말미암아 투자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반면 법인세 인하는 서민층과 자영업자에 대한 세금감면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처럼 법인세 인하는 가진 자에 대한 특혜로서 봉급생활자와 자영업자들의 조세저항을 야기하고 정부의 세수(稅收)를 감소시켜 재정적자를 가중시키는 등의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법인세 인하를 논하기 전 각종 비과세를 축소하고 음성탈루 소득을 발굴 과세하는 등 과세기반을 넓혀야 한다.

박갑성 부산 동구 초량4동

▼재정악화 초래 민생관련 사업 위축 가능성 ▼

전체 법인의 0.3%에 불과한 대기업들이 법인세 전체의 72%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법인세 인하로 혜택을 보는 쪽은 아무래도 극소수 재벌기업일 것이다. 오히려 중소기업은 법인세 인하의 혜택보다 법인세 감면 축소로 그동안 주어진 감면 혜택마저 줄어들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무엇보다도 자칫하면 법인세 인하로 발생하는 세수입(稅收入)의 부족분에 대한 부담이 봉급생활자를 비롯한 서민들의 몫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닌지 염려스럽다. 꼬박꼬박 원천징수 당했던 봉급생활자로서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에 또다시 주름살만 늘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또한 법인세 인하로 재정악화를 초래해 각종 민생관련 정부 사업이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인세 인하가 투자를 활성화하기보다 소득분배 악화와 국가재정 악화로 이어져 그 부담이 국민에게 돌아온다면 경기부양 수단으로서는 적절하지 않다.

곽규현 경남 양산시 하북면 순지리

■다음 주 ‘독자토론마당’ 주제는 ‘이라크전 한국군 파병’

다음 주 ‘독자토론마당’ 주제는 ‘이라크전 한국군 파병’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에서 이라크전 지지 의사를 밝혔고, 정부는 12일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에서 한미 공조 회복 등을 고려해 이라크전 개전 추이를 살펴본 뒤 500∼600명에 이르는 대대급 공병부대 파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 국제사회의 여론을 무시한 것이라며 모든 지원 행위를 중단하라며 반전 평화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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