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도 가고 이영표와 박지성도 떠나고…. 누굴 보고 살지?”
2002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인 홍명보(LA 갤럭시)와 박지성 이영표(이상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 송종국(페예노르트) 등을 올 K리그에선 볼 수 없다. 그러나 실망하지 말자. 월드컵의 영광을 이룬 또다른 ‘태극전사’들이 녹색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굴 것이기 때문이다.
23일 대장정에 들어가는 프로축구 삼성하우젠 K리그2003에서 뛸 월드컵 태극전사는 모두 12명. ‘그라운드의 반항아’ 이천수와 ‘유비’ 유상철(이상 울산 현대), ‘거미손’ 이운재(수원 삼성), ‘배트맨’ 김태영(전남 드래곤즈)…. 지난해 6월 전 국민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스타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저돌적인 돌파, 개구쟁이 같은 표정으로 팬들을 사로잡는 ‘밀레니엄 특급’ 이천수와 ‘그가 있으면 골이 있다’는 유상철은 관심의 표적. 이들은 지난해 월드컵이 끝난 뒤 팀의 8연승을 합작하며 팀을 7위에서 2위로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네덜란드 진출을 꿈꾸는 이천수는 네덜란드행이 빨라야 5월 이후에 결정되기 때문에 리그 초반 팀의 우승 기반을 다져놓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이천수는 공격형미드필더로 출전해 월드컵때 보여줬던 재치있는 돌파로 ‘승리 도우미’ 역할을 할 예정.
유상철은 지난해 후반 일본 가시와 레이솔에서 울산에 합류한 뒤 8경기에서 10골을 터뜨리는 가공할 득점력을 과시했다. 유상철은 스트라이커는 물론 공격형미드필더, 중앙수비수 등 세 가지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선수. 그래서 상대에 따라 포지션을 바꿔가며 팀을 이끌 전망이다.
월드컵 때 독일의 올리버 칸에게 ‘야신상’을 내줬지만 한국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던 이운재와 철벽수비의 주인공 김태영도 눈여겨볼 선수. 월드컵 때 주전으로 뛰진 못했지만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평가받는 윤정환(성남 일화)은 장기인 절묘한 패스와 프리킥으로 팀의 K리그 3연패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