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건강]입 주위 단순포진 뽀뽀하다 전염된다

입력 | 2003-03-21 16:26:00


흔히 입 주변이나 입술에 물집이 생기면 피곤해서 그렇다고 생각해 휴식을 권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 알려진 상식이다. 이런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헤르페스’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로, 만약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면 아무리 피곤해도 입에 포진이 생기지 않는다. 헤르페스 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HSV)는 일단 우리 몸에 들어오면 신경세포 속에 자리잡은 뒤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혹은 감기나 열이 심한 경우 등에 활동을 시작해 포진을 일으킨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HSV-1, HSV-2 두 종류가 있는데 HSV-1형은 입 주변이나 입술에 단순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감염자의 침이나 침샘 분비물, 상처와 접촉할 때 옮게 되며 HSV-2형은 성접촉과 산모가 분만할 때 신생아에게 전염이 되는 음부포진 바이러스다. 피곤할 때 성기 주변이나 엉덩이, 여성의 질 내부 등에 수포를 일으키는 게 바로 이 바이러스다.

만약 입 주위에 단순포진이 있는 경우에는 아이에게 뽀뽀를 하거나 볼을 비벼도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음부포진은 성접촉이나 분만에 의해서만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주 드물게 어린아이나 성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단순포진이 있는 사람은 입 주변에 대한 치료를 받을 때 반드시 의사에게 감염 사실을 알려야 하며, 특히 산모가 음부포진이 있는 경우라면 분만과정에서 신생아에게 전염이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제왕절개를 하는 것이 좋다.

문제는 바이러스 자체를 제거할 수 있는 약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포진의 완치나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사실.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항바이러스 연고제나 복용약을 사용해 포진을 가라앉히고 재발할 기미가 보이면 예방 차원에서 약을 바르거나 먹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대처 방법이다.

홍남수/듀오클리닉 원장

최근에는 헤르페스에 대한 저항력을 증가시키는 면역증강제가 개발됐지만 이마저도 꾸준히 맞아야 효과가 크며 값이 비싼 관계로 환자의 경제능력 및 포진의 재발 빈도, 고통의 정도에 따라 치료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