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이지함 피부과 이정복 원장의 CROSS 요법 시술 장면.
세계 최초의 ‘화학적 흉터 복원술’ 개발 … 시술 간편하고 부작용 적어 ‘환자 90% 만족’
얼굴에 흉터가 있는 사람들의 마음고생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른다. 특히 사춘기의 동반자 ‘여드름’이 남긴 크고 작은 흉터는 평생을 따라다니며 외모 콤플렉스를 낳기도 한다. 다른 사람이 금방 알아차릴 정도로 모공이 크거나 어릴 때 마마나 수두를 앓은 뒤 흉터가 생긴 사람, 상처를 치료했으나 흉터가 남은 사람 등, 현재 각종 흉터 때문에 고민에 빠져 있는 사람이라면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서초 이지함 피부과 병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 병원 이정복 원장은 세계 피부외과 학회가 인정하는 ‘흉터 복원술’의 대가다. 이원장은 1990년 세계 최초로 ‘화학적 흉터 복원술(CROSS·Chemical Reconstruction of Skin Scars)’을 개발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알린 장본인. 국제학회는 이원장이 직접 붙인 ‘CROSS 요법’이란 이름을 공식명칭으로 인정했다.
연세대 의대 주임교수이자 세브란스 병원 피부과 과장 시절이던 1990년부터 이 시술법을 고안한 이원장은 여드름 흉터와 모공확장증 환자를 대상으로 지난 13년간 4000건 이상을 시술, 엄청난 치료 성과를 얻어냈다. 1년간 3~5회 CROSS 요법을 받은 여드름 흉터 환자의 94%, 모공확장증 환자의 82%가 높은 치료효과를 보인 것. 또 환자의 90%가 이 시술에 만족하고 주변의 환자에게 이 시술을 권유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원장은 “충분한 횟수를 시술하면 모든 환자가 거의 완벽하게 치료되는 탁월한 시술법”이라고 말했다.
▼모공확장증 등 4000건 이상 시술▼
이원장의 CROSS 요법은 2002년 11월 미국의 저명 피부외과학 잡지인 ‘Dermatologic Surgery’에 소개되면서 세계적으로 공인을 받는다. 이원장은 이 논문에서 CROSS 요법이 93%의 여드름 흉터 환자에서 우수한 치료효과를 나타냈음을 증명했으며, 여드름 흉터 외에도 파인 모든 흉터와 넓어진 모공에 안전하면서도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미국 앨라바마 대학 피부과 교수인 몬하이트 박사는 이원장의 논문에 대한 코멘트에서 “이 시술법은 아직까지 보고된 바 없는 여드름 흉터 치료의 새로운 시술법으로, 기존의 레이저 탈피술(박피)보다 간편하며 특별한 기구 없이 쉽게 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CROSS 요법이란 과연 어떤 치료법이며 기존의 치료법과는 무엇이 다를까. CROSS 요법은 파인 흉터나 넓어진 모공 바닥 등 각종 흉터에 트리클로로아세친산(TCA)이라는 화학약물을 집어넣어 새살을 만들어내는 요법. TCA는 피부 진피 내에 있는 섬유아세포들을 자극해 콜라겐과 엘라스틴, 기질 등의 피부 구성요소의 합성을 증가시킨다. 그래서 점차 새살이 돋아나 흉터와 모공의 파인 부분을 모두 메워 정상적인 인근 피부와의 구분이 없어진다. 이렇듯 CROSS 요법은 기존 여드름 흉터제거술이나 모공확장증 치료술로 사용됐던 레이저 박피술, 화학박피술, 쿨터치 레이저, 미세박피술(크리스털 필링)과는 치료의 질이나 성과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우선 CROSS 요법은 레이저 박피술에 비해 시술상의 번거로움이 없고 시술 후의 부작용이 거의 없다. 다만 드물게 세균감염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는 치료하면 바로 없어질 뿐 아니라 흉터 복원에는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레이저 박피술은 새살이 돋게 해 채워 나가는 CROSS 요법과는 반대로 정상적인 피부를 레이저로 깎아내 흉터 바닥과 피부 높이를 맞추는 시술법으로, 일반인이 선택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술시 따르는 통증 때문에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위험 부담이 있는 데다 시술 후에는 10일 정도 박피 부위에 인공피부나 거즈를 대고 있어야 하기 때문. 그 기간 동안은 얼굴도 못 씻고 외출도 못 한다. 시술 후 2~6개월 가량 박피 부위가 붉어지며 검게 착색되거나 흉터 부위가 오히려 튀어나오는 증세(비후성 반흔), 감염 등의 부작용은 일반인이 레이저 박피술을 피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기도 한다.
CROSS 요법 시술 전(위 왼쪽)과 후의 모습(위 오른쪽). 신기할 정도로 흉터가 개선됐다. 피부는 표피와 진피, 피하지방층으로 구분된다(아래).
이에 반해 화학박피술과 쿨터치 레이저, 크리스털 박피(미세박피술) 등은 레이저 박피술보다 부작용이 적고 시술 과정이 다소 덜 번거로우며 시술 후 딱지 등이 생기지 않아 일상생활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들 시술은 흉터 치료 효과가 미미하거나 일정치 않은 단점이 있다. 깊지 않은 흉터의 개선에만 일부 도움이 될 뿐 우리나라 환자들에게 가장 많은 여드름 흉터의 형태인 얼음송곳 흉터나 깊은 상자형 흉터에는 별 효과가 없다는 게 이원장의 주장이다. 시술 횟수가 많다는 것도 큰 단점 중 하나. 때문에 미세박피술은 흉터 치료보다는 피부결이나 모공 관리, 미백효과 등을 위해 시술되는 경우가 많다.
▼홈피에는 네티즌 문의 쇄도▼
반면 CROSS 요법은 마취 없이 시술할 수 있고 시술 전후에 특별한 처치를 할 필요도 없다. 비누세수도 가능하며 1~2일 후 거뭇한 딱지가 생겨 7~10일 지나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데 부작용은 거의 없다. 다른 치료법이 시술의 높은 위험성에 비해 얻는 것은 적은(high risk, low return) 반면 CROSS 요법은 시술에 따르는 위험이 거의 없으면서도 치료효과는 가장 확실한(no risk, high return) 치료법이라는 것. 이원장은 “CROSS 요법은 보통 1개월 간격으로 3~5회 정도 시술하면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치료 횟수가 많을수록 치료효과가 높아지는 정직한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CROSS 요법도 사실 기존 화학박피술에서 우연하게 발견된 시술이다. 1989년 피부노화 현상 치료를 위해 화학박피술을 국내에 들여온 이원장은 이듬해 천연두 흉터가 있는 여자 환자의 잡티(색소침착)를 제거하기 위해 화학박피술을 시술하는 중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다. 환자의 흉터 부분에서 새살이 올라오는 것을 관찰한 것. 이후 각종 문헌과 논문을 확인한 결과 화학박피요법에 사용하던 TCA가 피부의 표피 밑부분에 있는 진피층의 재생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12년 동안 이원장은 TCA 농도가 높을수록 치료효과가 좋고, 바르는 부위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는 등 CROSS 요법과 관련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개발해왔다.
서초 이지함 피부과의 내부 모습. 환자는 충분한 상담 후에 진료를 받게 된다.
이원장은 “발표된 논문과 수십 차례의 강연을 통해 CROSS 요법과 유사한 치료법을 사용하는 후배들이 간혹 있지만 제대로 된 치료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축적된 경험과 정성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탁월한 치료효과를 얻기 힘들다”고 밝혔다. 사실 이원장은 대한피부과학회 차기회장이자 현재 대한피부연구학회 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피부과학회에서는 공인된 스승이자 원로. 그동안 국제학회에서 강연 초청을 받거나 좌장으로 학회를 이끈 것도 수십 회에 이른다. 흉터 치료에 대한 그의 열정은 50대가 넘은 나이에 미국 미시간대학에 교환교수로 갈 만큼 대단하다.
“환자에게 온 정성을 다합니다.” 그래서일까. 서초 이지함 피부과의 홈페이지에는 얼굴의 흉터로 고민하는 네티즌들의 문의와 완쾌한 환자들의 감사인사가 연일 폭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