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수십만명이 이라크전쟁 반대 시위를 벌였다. 시위 관계자들은 주말에 전 세계 2000여개 도시로 반전시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아랍권의 시위가 거세 22일 바레인 수도 마나마의 미국대사관 앞에서 반미시위대 300여명이 화염병으로 보이는 물체를 던져 대사관 내부가 몇 분간 탔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경찰이 미국대사관 진출을 시도하던 시위대에 발포해 11세 어린이 1명을 포함한 2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쳤다.
아랍권 최대 도시인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는 20일 시위대가 미국과 영국의 대사관 점거를 시도하다 100여명이 부상한 데 이어 21일에도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50여명이 부상했다.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는 이슬람교도 5000여명이 반미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강제 진압됐다.
반전운동의 ‘요람’ 미국 샌프란시스코에도 수천명의 시위대가 금융중심지와 주요 교통시설 등을 점거하는 대규모 반전시위로 이날까지 1600명이 체포되고 도시 곳곳이 마비됐다. 버클리 필라델피아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에서도 500여명의 시위대가 연방청사 건물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영국 런던에서는 자전거를 탄 시위대가 총리 관저가 있는 다우닝가에서 의회까지 시위를 벌여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22일에는 10만명이 도심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
20만명이 시위를 벌인 그리스에서는 학교와 대학들이 학생들의 반전시위에 동참해 휴교한 데 이어 공항 은행 상점 등이 4시간 동안 시한부 총파업을 벌여 문을 닫았다.
암만=권기태기자 kkt@donga.com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