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와 스탈린에 쫓기던 폴란드 유태인들을 구한 일본 외교관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센뽀 스기하아라’. 사진제공 공연문화산업연구소
일본 극단 ‘도라’의 ‘센뽀 스기하아라’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에 살던 유대인들이 나치스를 피해 해외로 망명하면서 겪은 암담한 사연을 그린 작품이다.
독일군에 쫓겨 리투아니아로 피란 온 수십만명의 폴란드인들은 스탈린의 명령으로 중앙아시아에 억류됐고, 1939년 9월 리투아니아의 수도 카우나스에 개설된 일본영사관에 부임한 외교관 ‘스기하라 지우네(杉原千畝)’는 이들의 탈출을 도왔다.
그는 당시 복잡한 국제관계 속에서 일본의 국익을 우선시해야 할 외교관의 신분이었다.
그런데도 인도적 입장에서 고심에 찬 독자적 결단을 내려 폴란드 난민의 일본 통과 비자를 발급했고 그 덕분에 약 6000명의 폴란드인이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센뽀 스기하아라’란 폴란드인들이 붙여준 그의 호칭.
전쟁 속에 피어난 ‘양심’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1992년 초연 이후 리투아니아, 미국, 폴란드 등에서 총 700여회의 공연을 통해 전 세계에 감동을 전해 왔다.
27∼30일. 평일 오후 7시반, 토 오후 3시 7시, 일 공휴일 오후 3시. 문화일보홀. 1만∼3만원. 02-742-9882
김형찬기자 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