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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Out]광고전단 '색깔-숫자' 고객 유혹 법칙있다

입력 | 2003-03-26 18:34:00


조간신문이 오면 광고전단부터 챙기는 주부들이 많습니다. 바겐세일 등 알짜 쇼핑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인데요. 아무렇게나 만든 것처럼 보이는 광고전단에도 고객의 시선을 끄는 장치가 숨어 있습니다.

할인점 광고전단에는 의도적으로 빨간색을 많이 씁니다. 눈에 쉽게 띄는 데다 소비자에게 값이 싸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신선식품은 싱싱한 느낌을 주는 녹색을 씁니다.

광고전단에 실리는 상품가격에도 법칙이 있습니다. 신세계 이마트는 광고전단용 상품가격의 뒷자리에 ‘8’ ‘9’ ‘5’ 등의 숫자를 쓰도록 내부 규정을 만들었는데요. 얄팍한 상술이 느껴지는 ‘9’보다 부드러운 느낌의 ‘8’이라는 숫자를 가장 많이 쓴다고 합니다.

한국 일본 등에서는 ‘8’ ‘6’ ‘5’ ‘3’처럼 둥글둥글한 모양의 숫자를 좋아하기 때문인데요. 미국 등 서양에서는 ‘7’ ‘3’ ‘5’ ‘1’ 등 각이 진 홀수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백화점은 광고전단에도 품격을 따집니다. 현대백화점은 정기 바겐세일 기간을 빼고는 광고전단에 빨간색을 쓰지 않는다는군요. 대신 고급용지를 쓰고 외국인 여성모델을 등장시켜 소비자의 눈길을 끕니다. 할인점은 ‘유혹’ ‘초특가’ ‘한정판매’ ‘선착순’ 등 자극적인 광고문구를 쓰지만 백화점은 ‘감각’ ‘품격’ ‘행복’ ‘외출’ 등 감성을 자극하는 표현을 쓴다고 합니다.

요즘 백화점 광고전단이 생활정보를 소개하는 잡지 형식으로 변하고 있는데요. 주초에는 여성, 주말에는 가족을 주제로 상품정보를 소개한다고 합니다. 오프라인 광고전단을 그대로 옮겨놓은 온라인 광고전단도 등장했습니다. 인터넷 사용자도 웹 문서보다 눈에 익은 오프라인 광고전단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