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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이 함께]탈바꿈하는 올림픽공원

입력 | 2003-03-27 18:24:00

올림픽공원 전경. 뒤쪽으로 보이는 것이 몽촌토성. 그 앞에 인공연못(해자)이 있고 오른쪽으로 음악분수와 반원형의 공연 무대가 보인다. -사진제공 국민체육진흥공단



1988년의 서울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1986년 조성한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올림픽공원. ‘올림픽’이라는 단어 때문인지 이곳을 수영이나 조깅 사이클 인라인스케이트 등을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 공간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올림픽공원의 진면목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올림픽공원은 역사와 예술이 살아 숨쉬는 문화의 공간이다. 백제 초기의 몽촌토성이 있고 세계적인 조각품과 백남준의 작품이 있기 때문이다.

▽역사의 공간=올림픽공원을 대표하는 역사 유적은 4세기 전후 백제 초기의 몽촌토성(둘레 약 2.3㎞). 발굴을 통해 움집 저장구덩이 등 건물터와 도로를 비롯해 기와 토기 자기 벼루 갑옷 등 각종 유물이 확인됐다.

토성 바깥에선 방어용 인공연못인 해자(垓字·둘레 4.6㎞)도 드러났다. 연못과 어우러진 토성을 걷다 보면 1600여년 전 백제인이 된 듯한 느낌이 든다.

좀 더 생생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토성 안에 있는 몽촌역사관과 움집터전시관(월요일 휴관)을 찾으면 된다. 몽촌역사관엔 백제 초기의 움집과 고분의 모형, 백제 유물 2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움집터전시관은 움집터 4곳을 발굴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보여준다.

올림픽공원 야외에 설치된 아마라 모한(알제리)의 화강암 조각 ‘대화’. -사진제공 국민체육진흥공단

▽예술의 공간=공원 야외 곳곳엔 프랑스의 세자르, 이탈리아의 스타치올라, 알제리의 아마라 모한, 한국의 문신 김영원 이종빈 등 국내외 조각가의 조형물 204점이 전시돼 있다.

인기가 높은 것은 아마라 모한의 ‘대화’와 세자르의 ‘엄지손가락’. ‘대화’는 진실한 대화를 통해 인류 평화를 기원하는 작품. 깨진 머리는 이데올로기나 종교 대립으로 인해 닫힌 세계를 깨야 한다는 것을, 금 간 가슴은 흉금을 터놓고 대화해야 한다는 것을 상징한다. 이라크전쟁이 한창인 지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레이저와 분수를 이용한 백남준의 ‘올림픽 레이저 워터 스크린’도 볼 만하다. 4월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몽촌토성 해자 20m 상공에서 연출되는 이 작품을 토성 산책로에서 감상할 수 있다.

29일부터 가동되는 음악분수는 리듬에 따라 1∼30m 높이로 뿜어져 올라가는 물길이 장관이다.

▽올림픽공원은 변신 중=올림픽공원이 문화 생태 중심으로 더욱 변모하고 있다.

2001년 올림픽회관으로 옮겨 확장 개관한 올림픽기념관(월요일 휴관)은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 전시기법을 동원해 서울올림픽의 열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올림픽에 관한 모든 정보를 보여준다.

9월엔 서울올림픽미술관과 5000석 규모의 공연장인 올림픽홀이 개관된다.

4월 말엔 토성의 해자 일대가 도라지 작약 붓꽃 창포 접시꽃 물억새 등 식물 군락지로 변신한다. 또 평화의 광장 옆 안익태 흉상 주변은 무궁화동산으로 바뀐다. 02-410-1114, 1142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