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사진작가들로부터 낙조(落照) 촬영의 ‘1순위’로 꼽히는 충남 태안군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앞 할미·할아비 바위가 훼손되고 있다.
오랜 풍파(風波)로 점점 침식되고 관광객들의 잦은 방문으로 나무가 죽고 있는 것.
태안군과 안면읍 주민들에 따르면 서해안 낙조 감상의 명소인 할미·할아비 바위의 변형(變形)이 점차 크게 나타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 섬은 해수욕장 방파제에서 30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도(道)유림으로 지적상 총 면적은 396평.
하지만 상당 부분이 풍파로 유실돼 할아비 바위(사진 왼쪽)는 어림잡아 100평도 안된다.
육지에서 바라보면 오른쪽에 위치한 할미바위도 마찬가지.
또 바닷물이 빠지면 관광객들이 찾아 바위 정상에 오르면서 소나무 등이 훼손되고 있다.
안면도 주민들은 두 바위의 훼손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팔을 걷어부치고 두 바위 가꾸기에 애쓰고 있다.
이 지역 출신 박동윤(朴東允) 충남도의원은 최근 동백나무 100그루를 기증해 이 섬에 심었다.
주민 김영희씨(67)는 “두 바위 보호를 위해 주민들이 해야 할 일은 한계가 있다”며 “관광객들의 조심과 당국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흙을 복토하고 동백과 적송도 옮겨심고 조림전문가와 지질학자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도 구성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애틋한 천년 사랑의 전설을 지닌 할미·할아비 바위는 서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주말과 휴일이면 수 천명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태안=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