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32·울산 현대·사진)이 지난달 29일 콜롬비아와의 한국축구대표팀 평가전과 30일 프로리그에 연속 출전한 것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김현철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위원은 “이는 선수생명을 단축할 가능성이 있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훈련을 두 시간씩 이틀 계속하는 것과 경기를 이틀 연달아 뛰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
이틀 연속 경기에 출전하면 집중도나 몸싸움 등으로 체력이 두 세배나 떨어져 자칫 치명적인 부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지적. 이 때문에 국제축구연맹(FIFA)은 A매치(국가대표간 경기) 전후 48시간 안에는 출전시키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협회측과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협의했지만 이번엔 어쩔 수 없었다”고 실토했다. 어쩔 수 없이 일정이 겹쳤다면 알아서 선수를 보호하는 것은 구단의 몫이다.
콜롬비아전에서 풀타임을 뛴 선수는 유상철 외에 이운재 최성용(이상 수원 삼성) 김태영(전남 드래곤즈) 등 3명이 더 있다. 울산과 달리 수원과 전남은 30일 프로리그 스타팅 라인업에서 골키퍼인 이운재 외의 2명을 아예 뺐다. 그 결과 수원은 성남에 1-2로 졌고 전남은 약체 대구와 0-0으로 비겼다. 그러나 유상철이 뛴 울산은 부천에 2-1로 이겼다.
최성용과 김태영이 가세했더라면 수원과 전남의 성적은 더 좋았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구단이 왜 이들을 뺐는지 울산은 알아야 한다.
“나도 이기고 싶지만 선수가 우선이지 승리가 먼저는 아니다. 내 욕심 때문에 선수가 망가지면 그 선수의 희생을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한 프로팀 감독의 이 말은 진정한 승자가 누구인지 생각게 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