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김정호’로 불리는 전북의 향토문화사학자 신정일(辛正一·49·사진)씨가 1300리 낙동강을 따라 홀로 걸으며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한 ‘신정일의 낙동강역사문화탐사’(생각의 나무)란 책을 최근 펴냈다.
이 책은 신씨가 낙동강의 발원샘인 강원 황지 너덜샘에서 바다와 만나는 부산 을숙도까지 500여㎞를 오로지 걸으면서 만난 사람과 풍경, 스치는 단상들을 인문지리적 탐사기 형식으로 풀어 낸 ‘발로 쓴’ 노작(勞作)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대부분 사라져 버린 강길을 찾아 헤매거나 때로는 에돌아 가며 걷는 동안 그가 만난 경상도의 수많은 역사적 인물과 문화유적에 대한 저자의 독특한 시각이 담겨 있다.
그는 이 책에서 날로 피폐해져 가는 농촌의 모습과 곤궁한 삶을 이어가면서도 정이 넘치는 농촌사람들, 개발 열풍에 찢겨나간 길과 산, 시커멓게 죽어 가는 강물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책에는 전문가 수준의 실력으로 찍은 사진 130여컷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이번에 낸 책은 금강 섬진강 한강에 이은 그의 네 번째 강 답사기.
그는 2000년부터 한국의 10대강 도보 답사계획을 세우고 금강과 섬진강에 이어 지난해 한강 1300리를 직접 걸었고 그때마다 탐사기를 펴냈다.
앞으로 대동강 두만강 압록강 등 북한의 주요 강을 답사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독학으로 역사와 문화를 공부해온 그는 1985년에 전북 전주에 황토현문화연구소를 발족해 매달 한 차례씩 문화유적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그는 그동안 ‘한국사, 그 변혁을 꿈꾼 사람들’ ‘나를 찾아 간 하루 산행 1, 2’ ‘지워진 이름 정여립’ 등 역사서 및 탐사기를 펴내기도 했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