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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꿈틀꿈틀 천을 누비는 ‘빛의 군무’ 윤정희展

입력 | 2003-04-01 18:17:00

'Ashes' 93㎝


섬유작가 윤정희씨(32)가 개인전을 연다. 서울 성곡미술관이 젊은 작가 5인을 초대해 마련한 ‘내일의 작가’ 전 중 하나. 그가 몰입하는 주제는 ‘빛’이다.

‘빛은 힘의 상징이자 삶의 근간이다. 나는 다양한 빛에 의해 살아 움직이는 것들과의 대화에 흥분한다. 때로는 투명하게 때로는 반투명하게 보일 듯 말 듯 속내가 들여다 보이는, 또 때로는 날카롭게 반짝이는 재료들은 보는 이의 시점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다가온다.’(작가노트 중에서)

그는 천연실이 아니라 직접 짠 인조실에다 한지와 나뭇잎, 파라핀, 레이온, 겔, 울 등을 재료로 이용해 형태와 빛이 연출하는 고유의 미감과 조형효과를 드러낸다. 옛날 할머니들이 썼던 물레를 사용해 실을 만든다는 그녀는 반복적, 규칙적이며 장시간 노동을 필요로 하는 직조과정을 통해 감정을 다스리기도 하고 또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작품 속에 담아둘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많은 양의 에너지가 들어간 실에 비해 사용된 재료들은 가벼움과 투명함이 특징인데, 이것은 작품에 투과되거나 반사되는 빛의 오묘한 반응을 이용해 독특한 아름다움을 얻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한지와 오브제 작업의 경우 나선형이나 콜라주 기법으로 종이를 끊임없이 붙여서 화면에 땅과 바다를 만들어 가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4∼27일. 02-737-7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