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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종합상사도 자본잠식…총부채 8800억원

입력 | 2003-04-01 18:33:00


SK글로벌에 이어 국내 굴지의 종합상사인 현대종합상사도 자본금이 바닥난 것(자본 잠식)으로 드러나 채권단이 부채를 자본금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종합상사는 당초 가결산에서 작년에 71억원 흑자를 냈다고 공시했으나 감사과정에서 부실이 발견돼 89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최근에는 해외현지법인 지급보증액 575억원 등을 추가 손실처리해 적자규모가 1544억원으로 늘어났다.

또 금융권 부채가 총 8800억원이나 되는데 재무제표에는 총부채가 7800억원으로 기재돼 있어 의혹을 받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현대종합상사의 금융권 총부채는 프라이머리 CBO(채권담보부증권) 1100억원을 포함해 88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우리 외환 산업 조흥 수출입은행 농협 신용보증기금 등 7곳이다.

그러나 영화회계법인의 2002년 감사보고서에는 매입채무 4481억원을 포함, 총부채가 7801억원밖에 안 된다. 현대종합상사는 금융권 부채를 숨겼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채권단은 금융권채무 8800억원 전액을 6월 말까지 만기연장하고 무역금융에 관련된 한도성 여신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현대종합상사의 회생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삼정회계법인을 실사기관으로 선정, 5월 중순까지 결과를 받기로 했다.

회계법인은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평가할 예정이며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게 나오면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조정을 통해 회사를 살리게 된다. 만약 반대 결과가 나오면 법정관리 또는 청산절차를 밟는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회사를 청산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SK글로벌처럼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적용해 은행공동관리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프라이머리CBO(Collateralized Bond Obligation): 증권사가 인수한 기업 회사채를 담보로 삼아 유동화전문회사가 발행하는 증권. 이를 통해 주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공동으로 자금을 마련한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