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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한국 유네스코 아름다운 녹색실험 '옥상 생태공원'

입력 | 2003-04-02 19:07:00

서울 중구 명동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12층 옥상에 조성되고 있는 생태공원 ‘작은 누리’. -원대연기자


《연못과 습지가 있고 그 주변에 버들강아지 창포 물억새 붓꽃 수수꽃다리 등이 자라는 곳. 또 새와 나비와 잠자리가 날아다니는 곳. 서울 도심 한복판인 명동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건물 12층 옥상에 생태공원이 탄생한다.》

단순히 잔디와 나무를 심어 녹지를 확보하던 기존 옥상공원의 개념을 뛰어넘어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작은 생태계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서울 도심 옥상에 이 같은 개념의 생태공원이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조성한 이 공원의 이름은 ‘작은 누리’(190평). 생물들이 한데 어울리는 작은 세상이라는 뜻.

지난해 1월 조경 및 환경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계획을 만들고 12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현재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개장은 18일.

공원은 20∼30㎝ 깊이의 연못과 습지, 초지, 물가 공원, 산책로 등으로 꾸며져 있다. 중앙에 솟은 벽면은 덩굴식물로 감쌌다. 공원 곳곳엔 향나무 산수유 노랑꽃창포 비비추 원추리 하늘나리 노루귀 버들강아지 등 100여종의 토종 식물이 자라게 된다. 연못과 습지에 필요한 물은 빗물을 받아 공급하고 연못에는 개구리와 각종 민물고기를 방류할 예정.

이제 막 꽃이 피고 새순이 돋기 시작했지만 녹음의 계절이 오면 물과 숲과 새가 어우러진 작은 생태공원으로 변한다.

이곳은 유네스코 본부가 추진하는 ‘생물권 보전지역’의 개념을 공원에 적용한 세계 첫 사례.

옥상공원 조경에 참여한 서울대 김귀곤 교수(조경학)는 “옥상공원이 남산과 명동성당 덕수궁 등의 녹지를 잇는 생태계 통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이곳을 서울 도심 생태계 연구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한국위는 이 공원을 생태교육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개장일인 18일 오후 4시 시민과 학생을 초청해 나무를 심고 민물고기를 풀어주는 행사를 갖는다. 그러나 올해는 생태계 안정을 위해 개방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02-755-1151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