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이름을 날렸던 천은숙(34·사진)이 5년만에 코트로 돌아왔다.
98년 은퇴했던 천은숙은 지난달 전남 영암의 대불대 생활체육과에 장학생으로 입학, 1일 개막된 MBC배 대학농구대회에 출전해 6일 수원대와 복귀전을 치른다.
정들었던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 천은숙은 10년 이상 연하인 동료선수들과 한달 가까이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해 왔다. 중고팀과의 몇차례 연습경기에서는 40분을 풀로 뛰며 30점 가까이 득점해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솔직히 못 뛸 줄 알았는데…. 오랜만에 코트에 나서니 재미있고 힘도 납니다.”
88년 부산 동주여상을 졸업한 뒤 15년 만에 대학문에 들어선 천은숙은 실업 코오롱 2년 선배인 김자옥 대불대 코치의 권유와 뒤늦은 향학열로 코트 복귀를 결심했다. 2001년 창단된 대불대는 지난해까지 선수가 6명밖에 없었으나 천은숙의 가세로 올 시즌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1m75의 가드였던 천은숙은 팀 내에서 두 번째로 키가 커 센터까지 겸하며 내외곽을 넘나들어야 할 형편. 천은숙은 “6개 팀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3위 안에 드는 게 목표”라며 “실업팀 때와 달리 승부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즐겁게 뛰다보니 갑상선 이상증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88년 코오롱에 입단해 하숙례와 함께 소속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천은숙은 일본 덴소, 대만 다이웬을 거쳐 98년 신세계 창단 멤버로 뛰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