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정말 다릅니다.”
‘시리우스’ 이관우(25·대전 시티즌·사진)가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하늘의 별중 가장 늦게 떠올라 가장 밝은 빛을 낸다는 큰개자리의 시리우스. 그 별명처럼 이관우는 길고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와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다.
너무나 오래 기다렸다. 청소년축구대표와 올림픽대표를 거쳐 2000년 프로에 뛰어들었지만 이어진 부상 때문에 제대로 뛰어본 지가 오래다. 2000년 4월5일 아시안컵 예선 라오스전에서 발목 인대가 끊어진 뒤 매년 부상을 당했다.
“그동안 팀이 어렵다보니 부상 중인데도 경기에 출전한 경우가 많았어요. 이젠 팀이 어느 정도 정비가 돼 무리하게 출장하지는 않을 겁니다.”
사실 이관우는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지난해 다친 오른쪽 발목이 아직 완전하지 않다. 그런데도 그는 K리그에서 2경기에 교체멤버로 투입돼 매번 골을 잡아냈다.
이관우는 골게터는 아니지만 뛰어난 킥력으로 세트플레이를 주도하고 재치있는 플레이로 골루트를 여는 키플레이어.이관우는 초반 2경기에 결장한 뒤 지난달 30일 광주 상무전에서 프리킥을 절묘하게 골로 연결시켰고 2일 열린 포항 스틸러스전에서도 결승골을 뽑아내 ‘이름값’을 했다. 대전은 이관우의 활약으로 2001년 4월11일 이후 처음 3연승을 달렸다.
최윤겸 대전 감독은 “관우의 현재 몸상태는 70% 정도다. 당분간 후반 ‘조커’로 투입시키고 완전히 회복하면 풀타임을 뛰게 할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화려한 개인기에 이은 절묘한 패스, 여기에 경기운영 감각까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이관우. 그의 올 시즌 꿈은 다치지 않고 30경기 이상 뛰는 것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