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황홀하고 짜릿하게 하면서, 온몸의 긴장을 풀어주고 동시에 기진맥진하게 하는 그 무엇. 사람에 따라 너무 빨리 오기도 하고 천천히 오기도 하며, 느낄 듯 말 듯 살짝 오거나 때로는 전혀 오지 않기도 하는 것.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면서, 또한 기대대로 되지 않으면 우리를 가장 걱정스럽게 만드는 존재.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지만 민감한 여인들은 이 존재를 모를 리 없다. 바로 ‘오르가슴’의 정의. 수천년을 이어온 오르가슴에 대한 표현들은 여인들이 얼마만큼 그것에 천착해 왔는지를 잘 담고 있다.
그래서 남성에겐 여성을 가능한 한 효과적으로, 그리고 강하게 흥분시키는 방법을 찾는 게 수천년 동안 계속되어온 고민이자 숙제였다. 상대 여성의 몸과 마음의 메커니즘을 파악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남성들. 섹스를 보다 효율적이고 만족스럽게 이끌기 위한 이들의 긴 여정에서 이루어진 역사상의 대발견이 ‘성감대’였다.
현대의학이 밝힌 성의학의 결론으로 보면 여성의 성감대는 크게 심리적 성감대와 육체적 성감대로 구분할 수 있다. 보통 남성은 여성의 성감대라고 하면 으레 신체부위의 예민한 곳만을 생각하지만, 이는 오산이다. 여성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지 않고서는 육체의 그 어떤 예민한 부위도 성감대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없기 때문.
심리적 성감대는 오르가슴이라는 신전으로 가기 전 반드시 열어야 하는, 아니 가장 먼저 열어야 하는 문이다. 이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단 하나의 열쇠가 바로 달콤한 사랑의 말과 아늑한 분위기. 심리적으로 사랑받고 있다는 만족감이 생기면서 시작되는 오르가슴은 육체적 성감대를 통해 절정에 달한다.
섹스에 무지한 일부 남성들은 영화 속의 섹스신을 보면서 ‘왜 저렇게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할까’ 의아해할지 모르지만 그 모든 과정이 오르가슴의 문을 열기 위한 사전포석인 셈이다.
그렇다고 육체적 오르가슴의 문을 열기가 쉬운 것도 아니다. 성감대의 위치 분포가 대부분 비슷한 남성과 달리 여성은 그 개인차가 심할 뿐 아니라 같은 여성일지라도 시간, 장소, 분위기, 상대 남성에 따라 성감대가 변화하기 때문. 어떤 여성들은 섹스를 할 때마다 성감대가 매번 새롭게 생겨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상대방의 성감대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여성의 신음소리, 허리와 다리의 움직임, 얼굴 표정을 열심히 듣고 보면서 경험으로 파악하는 것 외에 현재로선 별다른 방법이 없다.
박천진/ 강남 J비뇨기과 전문의 www.penisdoct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