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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해방 전쟁 지지합니다" 쿠웨이트 시민 2000여명 집회

입력 | 2003-04-04 18:39:00

쿠웨이트 변호사협회 주최로 3일 쿠웨이트시에서 열린 전쟁지지 집회에 참석한 어린이와 아버지가 쿠웨이트 국왕 사진을 들고 있다. 사실상 미국을 지지한 이번 집회에는 모두 2000여명의 시민이 모였다. -쿠웨이트시=이훈구특파원


“사담 후세인 정권으로부터 이라크인을 해방시키려는 이라크전쟁을 지지한다.”

세계적으로 반전·반미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4일 쿠웨이트시 중심가에서는 시민 2000여명이 모여 이라크전쟁 지지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를 주도한 쿠웨이트변호사협회(KBA) 대표 압둘 하르만 알 후마이단은 “이번 전쟁에 대한 쿠웨이트인들의 입장을 밝히고 아랍인들의 비판에 맞서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집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집회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부와 대학생, 공무원, 변호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연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환호성을 보냈으며 들고 나온 쿠웨이트 국기를 흔들어댔다.

기술 공무원이라고 밝힌 모하메드 알샤르판(23)은 “우리는 7개월간 후세인 치하에 있어봤기 때문에 35년간 후세인의 통치를 받고 있는 이라크인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다”며 “그래서 이 전쟁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는 1990년 쿠웨이트를 침공했으며 7개월의 점령기간에 쿠웨이트인들을 고문하고 상점과 병원 등 시설물들을 파괴했으며, 미군에 밀려 퇴각할 때는 700개 이상의 유정에 불을 질렀다.

집회 참석자들은 또 아랍 위성TV를 비롯한 아랍 언론이 쿠웨이트가 이라크인을 돕는 것을 정치적 선전이라고 왜곡하고 있으며, 이라크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는 등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쿠웨이트=김성규특파원

한편 이날 집회에는 이라크 시아파 성직자로 아들과 함께 최근 쿠웨이트에 망명한 압둘 후세인 알 쿠즈웨이니를 비롯한 이라크 반체제 지도자들 10여명이 집회에 참석했다. 연사로 나선 쿠즈웨이니는 반미의 목소리를 높이는 아랍인들을 지칭한 듯 “35년간 후세인 정권이 이라크 국민들을 감옥에 처넣고 탄압하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무슨 자격으로 이라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쿠웨이트=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