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4일 동티모르에서 순직한 국군 상록수부대 장병 유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치고 있다. -김경제기자
4일 동티모르에서 순직한 국군 상록수부대 장병들의 유족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위로하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한 순직 장교의 어머니가 울먹이자 자신도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노 대통령은 “내가 여러분을 모시고 잠시 얘기를 나눈다고 해서 여러분의 마음이 풀리고 국가가 여러분에게 진 빚을 다 갚을 수 있겠느냐. 그러나 나라의 명을 받고 이역만리에 가서 억울하게 변을 당했는데, 잠시 모시고 인사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뒤 목이 메인 듯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사랑하는 자식들을 전쟁에 보냈는데, 또 다른 군인들을 파병하니 마음이 무겁다”며 이라크전쟁 파병에 대한 소회를 밝힌 뒤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노 대통령은 시신을 찾지 못한 실종자 김정중 상병을 찾는 데 군에서 끝까지 노력해줄 것과 유족들의 생계를 살펴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배석했던 조영길(曺永吉) 국방부장관에게 지시했다. 또 희생 장병들의 1주기 추모제를 동티모르 현지에서 치를 수 있도록 해달라는 유족들의 건의도 받아들였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