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에서 숨진 미군 중 절반이 감전사 등 단순한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과 미 당국에 따르면 7일 현재까지 사망한 연합군은 108명. 이중 53명은 전투 중 목숨을 잃었지만 나머지 55명은 헬기 및 지상 사고, 감전사, 익사, 자동차 사고 등 우발적인 사고로 어이없이 희생됐다.
전장에서 이 같은 사고사가 불가피하다지만 어떻게 최첨단 기술과 장비를 갖추고 있는 미군의 사망자 중 절반이 넘는 수가 단순한 사고로 희생될 수 있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 베트남전쟁 등에서 희생된 대다수 군인은 사고사가 아닌 적군의 공격으로 숨졌으며 6·25전쟁에서는 미군의 91%가 전투 중 목숨을 잃었다는 것.
이에 대해 베트남전에 해병대원으로 참전한 바 있는 듀크대학의 알렉스 롤런드 교수는 “이번에는 뭔가 잘못됐다. 필요 이상의 희생을 치르고 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중동전에서 미군들의 사고사가 많은 것은 익숙지 않은 지역에서 전쟁의 조기 종결을 위해 신속한 지상전을 치르다 보니 상대적으로 군인들의 안전에 소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