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경영’은 최근 국내 대기업들의 주요 관심사다.
최근 1년간 환경 관련 전담 부서를 만든 기업은 10여곳에 이른다. 환경문제가 수익과도 직결되는 요소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다우존스사가 미국내 50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70% 정도가 기업평가 때 친환경적 요소에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환경보고서’를 만들었다. 전국 영업소에 비치돼 있는 이 보고서에는 오염물질 관리, 재활용 공정, 친환경 디젤엔진 개발 등에 관한 정보가 그래프와 개념도까지 곁들여 실려 있다. 올 초 발족한 환경경영전략팀은 영문판 보고서를 만들어 재외 영업소에도 배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한 임원은 “투자설명회(IR) 때마다 환경보고서를 들고 간다”며 “투자자들은 세계적인 환경규제 움직임에 기업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관심이 많다”고 설명한다.
삼성그룹은 90년대 초반부터 환경경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92년 ‘자연보호와 공해방지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내용의 환경선언을 내놓은 삼성은 93년 지구환경연구소를 만들었다.
2001년 스웨덴 노르웨이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고무의 유연성을 높이는 ‘폴리사이클릭 아로마틱 하이드로 카본’ 성분이 유해물질이라는 판정을 내렸다.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는 이 판정이 유럽연합(EU) 전체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대체 물질 개발 연구를 2년여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공동 노력도 눈에 띈다. 지난해 3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주도로 설립된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위원장 허동수 LG칼텍스정유 회장)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SK㈜ CJ(옛 제일제당) 등 22개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의 황진택 박사는 “과거 기업경영에서 환경 문제는 단지 규제를 따라간다는 소극적 개념이었지만 점차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오염을 막는 것이 수익에 도움이 된다는 적극적 인식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이제는 ‘환경기업=우량기업’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