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 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을 위한 대책위원회’ 등 4개 단체는 9일 서울 중구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인혁당사건 28주기 추도식을 가졌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한상범(韓相範)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이 땅의 민주주의는 무고한 처지에서 법률의 이름으로 단죄돼 생명을 빼앗긴 분들의 피눈물로 기록되어 있다”며 “사법 살인으로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이 사건의 주역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반공과 안보를 이용하는 매카시즘을 용납하지 말고 민주와 민중의 편에 우뚝 서는 정의로운 법이 되도록 민주화를 추진하자”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자들에게는 인혁당 사건의 재심청구서, 항소 상고 이유서 등 당시 사건 관련 기록을 담은 자료집이 배포됐다.
1998년 천주교 인권위원회 주도로 결성된 인혁당 사건 대책위는 진상 규명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왔으며 지난해 12월 서울지방법원에 인혁당 사건의 재심을 청구했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해 9월 인혁당 사건이 당시 중앙정보부에 의해 조작됐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이 사건을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했다.
‘인민혁명당 사건’은 1974년 4월 군사독재에 맞서 대학생들이 궐기하자 당시 중앙정보부가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23명을 구속기소했으며 법원은 이 중 8명에게는 사형, 15명에게는 무기징역 및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한 사건이다. 사형이 선고된 8명은 대법원 상고가 기각된 지 20여시간 만에 형이 집행됐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